파키스탄이 미국을 버리고 러시아로 고개를 돌리는 것은?
파키스탄이 미국을 버리고 러시아로 고개를 돌리는 것은?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5.13 0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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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 붕괴후 파키스탄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12일 모스크바를 방문,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테러리즘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날 "우리가 국경을 맞대고 있진 않지만 우리의 심장은 함께 조화롭게 뛰고 있다"며 러시아 측에 강한 유대감을 드러냈다. 파키스탄은 그동안 국제테러리즘 대처 분야에선 미국과 강한 동맹관계를 맺어왔고, 그 대가로 수백만 달러의 원조를 미국으로부터 받았다.

반면 러시아는 1980년대 파키스탄이 지원한 반군과 전투를 벌인 경험과 인도와의 경협 등등으로 파키스탄과 관계가 소원해져 있었다.

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둘러싸고 파키스탄이 오랜 동맹국인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시점에 파키스탄이 러시아 관계를 개선하고 있어 주목된다. 러시아-인도, 미국-파키스탄, 중국의 독자 행보 으로 형성돼온 기존 역학구도에 변화가능성이 읽히기 때문.

특히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펀자브주 차슈마 지역에서 열린 자국의 두번째 원자력발전소 개소식에서 원전 건설을 주관한 중국을 한껏 치켜세웠다.

길라니 총리는 "이번 원전 완공은 원자력 과학기술 분야에서 파키스탄과 중국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증명한 또 하나의 사례"라며 "양국 간 최상의 우호 협력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파키스탄에 힘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오는 17∼20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길라니 총리는 또 차슈마 원전에 원자로 2기를 추가 건설하는 계약도 중국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인도에 대한 견제카드로서 파키스탄과의 우호 관계에 공을 들이며 파키스탄의 원전 건설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파키스탄의 첫 원전도 중국이 건설한 것이다.

그러나 길라니 총리의 이날 발언은 빈 라덴 사살 작전시 사전 통보도 없이 독자적인 군사작전을 벌였다는 이유로 파키스탄과 미국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이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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