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에 인간을 위해 희생한 시베리안허스키
우주개발에 인간을 위해 희생한 시베리안허스키
  • 이진희
  • buyrussia@buyrussia21.com
  • 승인 2011.05.2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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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발사된 미국 우주왕복선 인데버호에 타디그레이드라는 낯선 생물체가 동승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름도 낯선 이 생물체는 1.5㎜ 크기로 아무리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는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생물체는 5억3000만년 전 캄브리아기에 출현한 이래 영하 273도에도 생존해왔는데, 우주라는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생명을 유지하는지 관찰하기 위해 태웠다고 한다.

우주선에 인간외의 생물체를 태운 것은 우주개발시작과 동시에 이뤄졌다. 모든 과학적 실험이 각종 동물이 동원되지만, 우주 개발에도 우리에게 친근한 개가 희생됐다. 그 희생은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보다 4년 먼저 우주와 만난 개 '라이카'다. 거리를 떠돌던 이 시베리안 허스키는 1957년 러시아 인공위성 스푸트닉 2호에 태워졌다. 라이카는 고온을 견디지 못하고 죽었지만 무중력상태라도 온도와 습도만 조절하면 생명체가 견딜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2008년에는 이 라이카를 기리는 동상이 러시아 모스크바 군사연구소에 세워졌다. 개 한 마리가 높이 2m 로켓 위에 올라서서 하늘을 응시하는 형상이다.

또 1960년 개 '벨카'와 '스트렐카'는 스푸트닉 5호에 올라 지구 궤도를 열일곱 바퀴 돌고 귀환했다. 스트렐카는 나중에 새끼를 여섯 마리 낳을 만큼 건강했다. 흐루시쵸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그중 한 마리를 보란듯 케네디 대통령에게 보냈다. 케네디는 "제 어미보다 극적인 비행은 아니지만 강아지가 소련에서 미국까지 긴 비행을 잘 견뎠다"는 답장을 보냈다.

미국도 이듬해 개보다 인간에 더 가까운 침팬지 '햄'을 우주로 실어 보냈다. 우주개발 초기 동물의 우주비행은 동물학대 논란을 낳기도 했다. 동물들은 유인 우주선 시대가 열리고서야 인간과 동행하게 됐다. 1970년대엔 설치류 기니피그, 뇌파 측정장치를 붙인 고양이에 거미·달팽이·잉어·송사리가 우주로 나갔다. 우주에서 생물체의 뇌와 신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밀하게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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