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통신위성 발사 실패, 근무태만 책임을 묻는 메드베데프 대통령
러 통신위성 발사 실패, 근무태만 책임을 묻는 메드베데프 대통령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5.24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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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공직기강이 칼날처럼 날카롭다. 과거에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었던 공직기강이 검찰까지 동원한 대통령의 '다그치기'에 공직사회가 떨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12월 일으난 3기의 통신위성 발사 실패 사건과 관련, 러시아 연방 우주항공청 관리들을 검찰이 형사 입건한 것. 이전 같으면 위성발사 실패에 따른 대책 마련 운운하며 자금지원 등을 촉구했었는데, 이번에는 조사후 개인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검찰청은 "대통령의 지시로 이루어진 조사에서 '글로나스-M' 통신위성 발사 실패를 초래한 연방우주청 관리들의 법률 위반 사실이 발견됐다"며 "이와 관련한 형사상 추가 조사를 위해 관련 자료를 연방수사위원회로 이관했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 조사 결과 통신위성 발사 실패는 위성을 본 궤도에 올리는 가속블록의 연료로 사용되는 산화제를 1.5t 이상이나 과다 주입한 데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사고로 43억 루블(약 1천 660억원)의 국고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최종 추산했다. 검찰은 결국 연료 과다 주입이라는 근무태만을 이유로 기술자들을 형사입건한 것이다. 국가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관계자들에 대해 해임 등의 행정적 조치 외에 형사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다.

앞서 러시아가 미국 GPS에 맞서는 자체 위성위치정보시스템 글로나스(GLONASS) 구축을 위해 쏜 통신위성 '글로나스-M' 3기는 운반체인 로켓 상단 가속 블록의 작동 이상으로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태평양 해상에 추락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사고 직후 로켓 제작사 에네르기야의 부사장 뱌체슬라프 필린과 연방우주항공청 부청장 빅토르 레미셉스키를 해임하는 동시에 우주항공청장이었던 아나톨리 페르미노프에게는 경고 조치를 취했다. 페르미노프는 4월 말 청장직에서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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