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이 책을 즐겨찾는 것은?
러시아인들이 책을 즐겨찾는 것은?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7.23 0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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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람들의 예술혼과 책읽기는 유별나다. 특별히 즐길 게 없는 공산당 독재시절 몸에 익힌 것이겠지만, 그 버릇은 아직도 여전하다고 보면 된다. 물론 집에서는 TV를 즐겨보고, 지하철에서는 신문도 열심히 읽는다.

이런 러시아인의 태도에 놀라는 한국인들은 많다.

노영환 SBS 제작본부부장(아나운서)가 모신문에 기고한 경험담도 마찬가지다.

그는 1995년 광복 50주년을 기념해 특집방송차 두만강가에 있는 러시아령 핫산에 갔다고 한다. 전서구(傳書鳩:귀소본능을 살려 통신에 이용하는 비둘기)를 서울로 날려보내는 이벤트를 만들어 방송을 했는데, 서울 비둘기를 ‘모신’ 현지 생활은 러시아인 소형승합차 운전기사에게 모든 과정을 의지하는 형태였다고 한다.

"방송팀이 방송을 준비하는 동안 러시아인 운전기사는 한시도 벗어나지 않고 대기하는 등 성실한 근무 태도를 보여 감동을 받았다. 허름한 옷차림에 과묵한 그는 늘 문고판 책 한 권을 들고 망중한을 즐기곤 했다.'

또 러시아 국민 1인당 GNP는 바닥 수준이었는데,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한데도 식탁이나 거실에 꽃 한송이 꽂는 여유가 그들에겐 있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전력사정이 어려워 대부분의 가로등도 켜지 못하는 상태에서 예술공연을 하는 극장만은 가냘픈 불빛으로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다."

비슷한 경험은 부산에서도 있었다. 부산항에 입항한 선원으로 여겨지는 러시아 사람이 탕 안에서 책 한 권을 읽으며 반신욕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문학작품을 직접 통독한 경우보다 영화로 접한 비율이 더 많고, 어린이들의 독서도 전보다는 만화로 접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잘 살고 몫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러시아는 강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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