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럽재정위기 우리완 상관없다, 부채 더 늘려
러 유럽재정위기 우리완 상관없다, 부채 더 늘려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8.10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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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재정 확장을 위해 국가 부채를 3년간 두 배로 늘린다. 미국과 유럽 등이 재정위기로 몸살을 겪고 있는 사실을 비웃는 듯한 행보다.

러시아 재무부는 8일 웹사이트를 통해 2014년까지 국채 12조루블(약 455조원)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향후 3년간 10조루블(약 379조원)을 국내 자본시장에서, 2조루블(약 75조원)은 국외에서 조달할 예정"이며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등에 사용되며 2018년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한 경기장 건설을 위한 자금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 국가 부채는 지난 7월 기준으로 4조6000억루블(약 174조원)에서 2014년 12조루블로 16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국가 부채는 대부분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넘었다. 이에 반해 이날 발표한 계획에 따르더라도 러시아의 국가 부채는 2014년 GDP 대비 17%에 그칠 예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 GDP 대비 국가 부채 규모는 이탈리아 109.0%, 영국 85.5%, 프랑스 67.4%, 미국 61.3%, 스페인 51.7% 등을 기록했다. 그나마 양호한 편으로 알려진 한국도 31.9%에 달한다.

러시아 경제지 베도모스티에 따르면 "2014년에도 러시아 국가 신용도와 관련한 모든 경제지표는 위험 수준에 도달하지 않는다"며 "만에 하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앞으로 정부 지출과 국가 부채에 따른 리스크를 철저히 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는 2013년 2.7%, 2014년 2.3%로 예상돼 양호한 수준이다. 이를 반영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 1일 "미국은 분수에 넘치는 소비를 하면서 기생충처럼 살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한편 세르게이 울라포트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재정 지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2030년 그리스와 같은 재정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당장 러시아는 유가의 지속적 상승에 도움을 받고 있다"며 "이에 도취돼 엄격한 거시경제 정책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1998년 디폴트를 선언했던 당시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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