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속에 있는 재벌 호도르코프스키, 그가 수용소 사람들이란 글을 쓴 것은
감옥속에 있는 재벌 호도르코프스키, 그가 수용소 사람들이란 글을 쓴 것은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10.25 0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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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시베리아 수용소 생활을 끝내고 ‘죄와 벌’을 남겼다. 하긴 자유가 박탈당하거나, 이 세상에서 격리된 마음에서 뭔가 남기고자하는 심리적 충동에서 글쓰기는 주옥같은 작품을 남길 수 있다. 누구나 흔히 겪지 못하는 상황이니 더욱 그러하다.

그래도 나름 일반인들로부터 인정받는 브랜드는 가져야 한다. 유코스와 호도르코프스키. 유코스는 1990년대 최고의 정유회사였고, 호도르코프스키는 러시아 최고의 재벌로 유코스 회장을 지냈다. 이 정도이면 그가 쓴 글이 관심을 끌만하다. 그것도 8년째 수감돼 있는 감옥에서 쓴 글이라면..

비록 검열을 거치긴 하지만, 감옥에서 쓴 글이 밖으로 나와 언론에 실리는 분위기, 과거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이 글을 쓰는 것을 용인하는 당국의 분위기는 러시아의 문학적 성취에서 비롯된 전통일 것이다.

그렇게 호도르코프스키가 감옥에서 글쓰기를 시작한지 벌써 7년이 넘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수감 5개월 만에 쓴 그의 첫 번째 글은 ‘러시아 자유주의의 위기’로 푸틴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다. 최근엔 러시아에서 영향력이 큰 정치주간지 ‘뉴 타임’에 ‘수용소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연작을 통해 동료 수감자들의 일상을 소개하고 있다. 수용소 사람들이라고 하니, 바로 도스토예프스키나 솔체니친이 생각난다.

호도르코프스키 전 유코스 회장(48)의 ‘감옥에서 보낸 편지’가 그 문학성까지 인정받으면서 인기다. 그의 글이 러시아나 해외 언론에 벌써 100건이 넘게 소개됐다.

1995년 국영기업 유코스를 인수해 세계적 정유회사로 일궈낸 호도로코프스키 전 회장. 그가 절망을 털어버리고 문학이라는 새로운 삶을 개척한 동인이 무엇인지 진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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