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선거관리 위원장 "나는 이렇게 선거부정을 도왔다"
모스크바 선거관리 위원장 "나는 이렇게 선거부정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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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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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총선의 부정 선거 시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모스크바 지역의 한 투표소 선거위원회 위원장이 '양심선언'을 했다. 외신 기자에게 한 양심선언이 얼만큼 효과가 있을 지 모르겠으나, 그의 말은 "나는 이렇게 선거부정을 도왔다"로 규정할 수 있을 거 같다.

외신에 따르면 그 위원장은 "러시아 주요 4개 정당은 선거 전에 만나 선거구와 투표소에서 각각 얼마 정도의 표를 얻을지를 협상하기 위해 모였다. 푸틴의 통합러시아당은 당초 득표율 68% 내지 70%를 원해으나 너무 높다는 것을 인정하고 65%로 낙착보았다"고 주장했다. 선거 결과를 미리 산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부정선거를 치뤘다는 것이다. 그것도 주요 4개 정당이 함께... 누구 잘 못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는 "선거 당일, 내 관할 투표소 종사자들은 투표함에 사전 기표한 용지를 소리없이 찔러 넣기를 반복했다. 한번에 50장이나 집어 넣기도 했으며, 투표 용지 종이가 부스럭거려 혹시 보는 사람의 주의를 끌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했다. 이 직원들은 투표함에 용지를 넣는 것을 사전에 연습했다. 30장, 최대로 50장까지 한 묶음으로 반절로 접어서, 상의 호주머니에 숨긴 뒤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투표함에 미끄러 집어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표소마다 종사자가 몰래 찔러 넣을 수 있는 표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역 선관위는 투표소별 투표용지 수백장을 꺼내 통합러시아당에 기표한 뒤 투표소에 등재되지 않은 가짜 철새 유권자단을 투표소별로 돌려 투표하게 했다. 가짜 선거등록인부가 진짜와 바꿔치기한 것이다.

종합하면 주요 4개 정당이 모여 각자 득표율을 정한 뒤 그걸 맞추기 위해 선거인명부도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한 참관원이 너무나 열성스럽게 12시간 꼬박 화장실도 안 가고 눈에 불을 켜고 지키더라. 그래서 나는 투표 종료 10분을 남겨 놓고 경찰관으로 하여금 그 참관원을 끌어 내게 했다. 대체 참관원이 오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고 나는 그 틈을 이용했다"고도 했다. 선거 참관인을 무슨 명분으로 경찰관을 시켜 끌어내게 하는지..진짜 그게 가능한 러시아 선거판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도 "막상 개표를 해보니 통합러시아당은 50% 정도 득표했다. 투표율도 너무 낮았다(투표율이 낮으면 부정 선거를 한 측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거 아닌가?). 지역 선거위원회에 이 50% 득표를 보고했더니 공식 문서에는 65% 득표한 것으로 하라고 하더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좋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다.

"문서에는 전체 위원 15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야기를 했더니 대부분의 위원들은 찬성했는데, 반대 기색을 보이던 한 위원도 군소 정당들이 얻는 표 수십장을 공산당 것으로 건네주니까 누그러지더라"고. 그렇다면 부정선거 시비를 건 공산당도 공범이다. 군소 정당 표를 자기쪽으로 주니깐, 집권 여당의 득표 조작에 동의했다는 것 아닌가? 누가 진짜 잘못한 거냐?

그는 익명을 요구한 배경에 대해 "내가 누군지 알려지면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외국 참관단이나 기자와 접촉한 사실이 있으면 빠짐없이 FSB에 보고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이를 이겼으니 잘못하면 벌을 받을 것"라고 했다. 진짜 위원장 맞는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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