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의 자랑 마린스키 극장이 제2 공연장 개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자랑 마린스키 극장이 제2 공연장 개관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3.06.08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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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여행을 가면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이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이든 한 곳을 들러야 한다.

마린스키 극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테아트랄나야 광장에 우뚝 서 있다. 공연 전후가 되면 에메랄드빛의 화려한 외관을 뽐내는 웅장한 건물 앞은 오가는 사람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생기가 넘친다. 정상적으로는 한두 달 전 사전 인터넷 예약으로 표를 예매해도 구할 수 있을까 말까 할 정도여서, 극장 입구에는 혹시나 당일 취소 표를 살 수 있을까 서성이는 인파로 북적인다. 당연히 암표도 있다.

현지인들은 거의 대부분 "마린스키 극장의 공연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는 찾는다"고 말한다. 그만큼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고, 마린스키 극장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이 높다.

1860년대 들어선 마린스키 극장은 러시아의 발레와 오페라의 태동, 발전과 궤를 같이할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오페라 대극장은 5층으로 1625석 규모. 3단으로 된 거대한 청동 샹들리에와 화려한 커튼, 하늘색, 금빛, 크리스털이 어우러진 벽장식, 벨벳 의자, 천정을 수놓은 뮤즈들의 그림 등은 공연을 보기 전에 먼저 관객들을 압도한다.

마린스키 극장의 경쟁력은 역시 세계적인 레퍼터리다. 마린스키 극장의 자체 발레단은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1군, 2군으로 나뉘어 공연에 나서고,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발레공연만 70개에 이른다. 또 마린스키 극장장이자 러시아 음악황제, 세계적 지휘자로 꼽히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인근의 라 스칼라, 라 페니 체, 텔 아비브 오페라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기록에 남을 거대 오케스트라를 꾸려 협연에 나서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며 쉴 새 없이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서 봄을 맞이하는 축제인 마슬레니차 시즌에는 마린스키 극장의 오케스트라에 맞춰 왈츠, 마주르카, 폴로네즈 등 공연과 발레 단원들에게 춤을 배워보는 기회까지 제공하니, 현지 지역민들이 마린스키 극장에 환호할 수밖에 없다.

마린스키 극장은 지난 5월 초 최고 수준의 음향을 자랑하는 1,200석 규모의 제2극장이 개관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레퍼토리의 공연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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