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철 모스크바 한인회장의 중앙일보 기고문
현명철 모스크바 한인회장의 중앙일보 기고문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4.06.07 05:21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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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로 대변되는 지금은 인터넷으로 전 세계 국가와 언제든지 통한다. 이러한 사실이 상징하듯 경쟁도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개방.경쟁시대에 한국이 국민소득 2만달러를 이루고 동북아 중심국가로 도약하려면 주변 국가와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주변 4강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해외동포의 힘과 전 세계 150여국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새롭게 구축하며 발전하고 있는 해외동포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국의 이주 역사는 만주지방에 거주하던 한인 조상들이 러시아 정부에서 집단 이주를 허가받은 이후 공식적으로 시작됐으며 올해로 140주년이 된다. 그리고 그러한 이민자 수도 이제 전 세계에 670만명에 달해 한민족.한국의 소중한 민족자산으로 성장했다.

때문에 글로벌 시대에 한국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새로운 비전을 논의할 경우엔 진취적이었던 해외 한인들의 경험과 애국심.민족애, 그리고 세계에 대한 개방적 자세 등을 활용하는 세계 한민족 공동자산 활용 전략을 적극 모색할 때다.

IMF로 어려웠던 1997년 이후 2002년까지 해외동포들이 모국에 송금한 금액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97년 46억달러, 98년 55억달러, 99년 45억달러, 2000년과 2001년엔 각각 46억달러, 2002년엔 52억달러로 총 6조원 규모다. 이는 99년 이후 해외 국가들의 한국 투자가 크게 늘지 않은 가운데 한국의 위상과 경제에 대한 교민들의 결코 작지 않은 기여라고 할 수 있다.

과거 김영삼 정부는 재외동포법을 제정하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재외동포재단을 만들었다. 최근 해외동포들 사이에서는 참여정부를 표명하고 670만 해외동포를 세계화의 첨병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노무현 정부는 이러한 해외동포의 지위 향상에 소홀할 뿐 아니라 무관심한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높다.

지난 6월 2일 서울에서 폐막한 2004 세계한인회장단대회에서 이런 무관심의 상징적 사건이 있었다. 전 세계 50개국 270명의 한인회장단을 초대한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연설한 뒤 곧바로 자리를 뜬 것이다. 초청자는 자리를 떠나고 객만이 남아 밥을 먹는 모습은, 해외에서 바쁜 와중에도 조국이 불러주고 관심을 가져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현업을 뒤로 한 채 달려온 많은 한인회장을 슬프게 했다. 당시 자리에 참석한 한인회장들이 혀를 차는 광경이 현 정부의 해외동포 정책의 단면이 아니기를 바란다.

현재 정부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최고위급 재외동포정책위원회를 마련해두고 있다. 그러나 재외동포재단이 설립된 이후 99년부터 지난 5년간 단 한차례도 뚜렷한 현안이 없다는 이유로 재외동포정책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해외에서 조국애와 한민족에 대한 자부심 하나로 꿋꿋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한 한인들이 신축 대사관에서 거행된 3.1절 기념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조차 빼버리는 우리 외교관들의 도덕적 해이를 목도하고 느낀 슬픔이 이번 한인회장단대회에서 느낀 슬픔과 겹쳐 더욱 우울하다.

여기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해외 거주 자국민에게 투표권 행사를 하지 않는 유일한 국가라는 사실도 한인회장들을 슬프게 했다. 이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실시할 수 있는 일로 이런 불명예스러운 참정권 제한도 이제는 해소돼야 한다.

비록 일부지만 밖에서나 안에서나 형식적이고, 무관심과 기강 해이로 자신들이 받을 대접 타령이나 하면서 국가와 민족에 대한 애정과 헌신을 팽개치는 구태가 이 정부에서는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

현명철 모스크바 한인회장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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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징자 2004-06-07 13:02:27
오호... 나름데로 글발을 쌔웠는데 그래..
재미있군.

응징자 2004-06-07 13:02:27
오호... 나름데로 글발을 쌔웠는데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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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징자 2004-06-07 1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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