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러시아에 대한 단상
극동러시아에 대한 단상
  • 골드엘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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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7.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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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하바롭스크를 다녀왔습니다.
몇 년 동안 일때문에 러시아에서는 이 지역에만 출장을 갔는데,
뭐랄까? "비지니스마인드 형성이 아직 안돼있구나"
하는 느낌을 자주 받았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았던 것은
전에 베트남에서 근무할 때 느꼈던 관료정치(국영공장 관리자 포함)에서
비롯된 무책임과 경직성에 단련되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어느나라 사람이나 마찬가지지만 좋은사람, 나쁜사람있고,
또 친해지면 인종이나 국적에 대한 의식이 점점 옅어지게 되죠.

이곳에도 미친사람들이 가끔있지만, 현지친구들이 초창기부터
저를 많이 보호해주려했다는 사실이 고맙죠.^^

공항에 도착하면 절대 혼자서 택시 타지마라(가끔 강도 있음.)고
하거나, 어쩔때는 나이트클럽 갔을 때 화장실갔다 나와보니
친구들이 문앞에 기다리고 있길래, 뭐하냐고 했더니,
가끔 화장실에서 훌리건(객기부리는 젊은애들)들이
행패부리는 경우도 있어서, 걱정되서 기다리는거라더군요.

저는 러시아가 다좋다고는 생각안하지만, 어차피 사람사는 동네니까,
되도록 좋은 점만 보려고합니다.
러샤극동지역은 가끔 이북사람들과 이북상점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제게는 흥미로운 지역입니다. 우리가 전두환 때 데모하던 시절 생각하면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죠.

한 번은 비행기에서 노어를 전공한 여자대학원생이 옆자리 탔었습니다.
고려인자제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러간다더군요. 훌륭한 일이죠.

그런데 입국서류작성을 못하고 도움을 청하길래 제가 써줬습니다.
(참고로 저는 노어전공이 아니라서 노어가 유치원생 수준입니다.)
이미그래이션도 좀 복잡하니까 안내해주고, 떠듬떠듬 노어로
통관도 좀 도와주고했더니,
이여학생 왈 "아저씨 옆에 꼭 붙어있을께요"라더군요.
해서 낯설고 물설은 곳에 한국처자가 왔으니,
이처자를 마중나온 사람이 올때까지 에스코트해주자 생각했었죠.

그런데 조금후에 마중나온 사람이 보이니까,
그쪽으로 냉큼 달려가더니 뒤도 안돌아보고 제갈길가더군요.
저는 한 손을 들고 그처자의 뒤통수에
"안녕히 가세..요.."하다가 내갈길로 갔지요.
그런데 잠시후에 드는 생각은 "나한테 고맙다거나 최소한
잘가라는 인사는 해야 상식아닌가?"하다가 그려려니 했습니다.

러시아에서 일(출장)하면서 현지친구들을 만날 때,
좀 더 가까와지는 계기가 되는 경우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돈(사업)얘기를 하면 한국에서 중학생과외하던 때의
느낌이 종종 들었고
우리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똘스또이나 안똔체홉의 소설이나
치꼽스키 음악얘기를 대충 읍조리면 신기해하면서
눈을 반짝반짝 빛내더군요.
마치 대학시절 막걸리마시면서 돈안되는 문학얘기하면서
날새던 느낌도 들구요.

어쨌든 저는 이 극동지역(러시아극동,한국,중국동북)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곳 박물관에서 우리나라 양식이 분명한 기와와 궁궐모형을
보고서 내심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이곳(하바롭스크)은 우리나라 옛 발해의 북쪽국경쯤 되니까,
옛날에는 우리 한국땅이었다고 빡빡 우기던(?) 저의 말을
긴가민가하면서도 믿어준(또는 믿는척이라도 해준) 러시아친구들처럼
저도 그들의 자부심을 믿어주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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