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 러시아 (7) - "러시아 생각"
불가사의 러시아 (7) - "러시아 생각"
  • 암행어사
  • clintylee2002@yahoo.co.kr
  • 승인 2004.07.03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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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 러시아(7)- "러시아 생각" 2004. 07. 03

그녀는 전임자보다는 덜 고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전임자 보다 출장을 덜 다녔기 때문에 이렇게 판단한 것입니다.

경험을 안 해본 사람이라면 "문제가 발생하여 해결하기 위하여 출장한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깟 컨테이너 운송하는 것인데 무슨 대소로운 문제가 있을 수 있는가 이해할 수가 없지요.

마침 그녀가 우리회사 화물을 담당했기에 자주 업무상 대화를 했습니다.

컨테이너, 육상운송 및 수출통관까지 일괄처리 하는 일이었습니다.

컨테이너선 출항 일에 맞추어 통관을 해야하기 때문에 서류를 독촉해야 하는 업무부터 시작되지요.

당연히 수출자(당사 파트너)가 알아서 선적서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았었는데, 수출자는 오늘내일
차일피일 미루고 있으니 계속 독촉하는 일이 매일의 과제가 되었지요.

나는 나대로 매일 진행상황을 물어보니 환장하고 펄쩍뛸 수밖에 없지요.

드디어 선적서류를 받았으나 하자가 있어 통관을 할 수 없기에 다시 부탁했지만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독촉하는 것이 일과가 되었으니 스트레스 만점인 생활의 연속이었지요.

결국 선적일자를 놓치고 재 도전해도 상황이 똑같으니 이제는 지치고 만 정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그녀가 나에게 "더 이상 내 힘으로 안되니 직접 연락해보세요."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Miss Lee가 해야할 일이고 앞으로도 해야할 일이니 끝까지 하라"고 얘기해 주었지요.

이렇게 경험을 한 그녀는 전임자 보다 나를 더욱 동정하며 얘기를 합니다.

나도 동정을 받고 싶지 않기에 반격을 했지요 - "러시아에는 잘생긴 남자들이 많으니 이곳에 온 김에
결혼상대를 고르면 어떻겠느냐 ?"고 ...

물론 반응이야 예측했지요.

그녀 왈 ; "차라리 자살을 하면 했지 어찌 감히 결혼 할 수 있느냐 !" 고 정색을 하며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한 술 더떠서 자기가 내 입장이 되었다면 설령 한국에서 할 일이 없다하더라도 오래 전에
때려치고 귀국했을 거라고 ..

내색이야 하지 않지만 이렇게 동정을 받으면 순간적이나마 별로 마음이 유쾌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사업한다는 이유만으로 동정을 받는 것인지 무시를 받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못해 처량한
생각마저도 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험이 있기에 러시아어를 전공한 사람이나 러시아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러시아에 대하여
부정적인 말을 들을 때의 기분을 이해합니다.

결국 그녀도 6 개월을 견디지 못하고 귀국한 후 사직했다합니다.

그후 남자직원이 파견되어 아직껏 근무하고있습니다.

파트너 회사와 결별하고 독자적으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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