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사고기 탈출시, 기내 수하물은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모스크바 사고기 탈출시, 기내 수하물은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5.12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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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조사 요원 "뒤쪽 희생자는 좌석 안전벨트도 풀지 못했다" 확인
맨마지막 탈출 생존자 "자신의 앞뒤로 아무도 없었다"며 "가짜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서 빚어진 수호이 '수퍼젯100 여객기' 참사는 사건 발생 1주일이 지나면서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고기 조종사의 판단 미스와 실수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사실도 다양한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은 비상 착륙후 긴박하게 이뤄진 승객들의 탈출 진행 과정. 예상외로 많은 41명의 희생자를 낸 근본 원인과 당시 기내 상황에 관한 것이다.
특히 일부 승객이 자신의 수하물을 챙기는 과정에서 기내 통로가 막히고, 그로 인해 뒷줄 승객들의 비상 탈출이 불가능했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사실인지 여부도 관심이었다.

사고 조사에 들어간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보도는 기내 현장 상황에 비춰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 현장 조사원은 11일 "승객들의 대피가 수하물 때문에 늦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현장에 가보니, 관련된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뒤쪽 희생자들은 아예 좌석 벨트를 풀 시간조차 없었고, 불이 난 뒤 바로 연기나 가스 중독으로 사망했다"며 "그들은 대피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뒤쪽 좌석에 앉아있다가 탈출에 성공한 생존자들은 비행기가 활주로에 완전히 정지하기도 전에 이미 앞쪽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또 "비행기가 비상착륙 과정에서 활주로에 충돌할 때 일부 승객은 정신을 잃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사고기에서 맨마지막으로 탈출한 한 승객은 언론 인터뷰에서 "비행기를 빠져나올 때, 앞에도 뒤에도 아무도 없었다"며 "가스 중독을 피하기 위해 처음에는 허리만 구부린 채, 그 다음에는 기어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비행기를 나왔다"고 증언했다. 만약 수하물 때문에 일부 승객들의 비상 탈출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의 앞에는 쓰러진 사람들이, 뒤에는 자신의 몸을 밀치는 사람이 있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의 증언이 이제사 현장 조사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앞서 일부 언론은 탈출한 일부 승객이 수하물을 휴대하고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앞쪽 승객이 자기의 짐을 챙기는 바람에 뒤쪽 승객들은 탈출할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SNS에서는 긴급한 상황에서도 이기적으로 자신의 짐을 챙긴 일부 승객들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서방의 일부 언론은 언론 인터뷰에 응한 뚱뚱한 한 승객의 이름까지 명시하면서 기소됐다는 '가짜뉴스'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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