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쉬켄트 한국 가라오케의 비밀
타쉬켄트 한국 가라오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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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0.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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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춘관광’에 나선 일부 한국인 남성들의 추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실시로 국내 유흥가나 집창촌 접근이 어렵게 되자,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 등으로 발길을 돌린 일부 한국 관광객·사업가들이 현지에서 한국의 퇴폐문화를 그대로 이식, 국제망신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시내에는 총 10곳의 가라오케가 있었다. 하나같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업소였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인 사업가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생겨나기 시작한 가라오케는 이제 골프관광코스와 함께 이곳을 방문하는 한국인의 ‘필수코스’가 됐다. 한국인들이 우즈베키스탄 퇴폐문화의 ‘발원지’가 된 셈이다.

이슬람국가인 우즈베키스탄 당국은 매매춘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한국인 사업가들이 소비를 창출해주기 때문에 알고도 눈을 감아준다는 게 현지 교민들의 말이다. 한 교민은 “사업자등록은 ‘일반 음식점’으로 해놓고 단속 경찰에게는 뒷돈으로 해결한다”며 “일부 한국인 운영 식당에서도 접대여성을 공급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기자가 늦은 밤에 타슈켄트에서 택시를 타자, 운전기사는 “가라오케”라고 외쳤다. 택시운전사의 안내로 찾은 타슈켄트의 한 가라오케에서는 한국 룸살롱과 똑같은 형태의 서비스와 속칭 ‘2차’가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었다. 업소에 들어서자 매니저는 최신 노래방 시설을 갖춘 룸으로 안내했고, 접대여성들을 데리고 와 선택하게 하는 등 한국의 유흥업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이곳에서 4년째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러시아계 도우미 알리나(가명·23·여)는 “한국 손님들은 음흉하고 추하다”며 “여러 사람 있는 데서 노골적으로 희롱하고 폭탄주를 강요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냐(가명·21·여)는 “‘2차’를 나가는 접대여성은 따로 분류돼 있는데도 이를 거부하면 심한 욕설을 듣기 일쑤”라면서 “술에 취해 강제로 끌고 가려 할 때마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고 전했다.

알리나는 “한 동료는 한국 손님이 ‘생활비를 대줄 테니 가게에 나가지 말라’는 말을 믿었다가 며칠간 노리개만 된 채 버림받기도 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교민 이모씨(43)는 “한국 남자들의 추한 모습에 대한 소문이 현지인들 사이에 점점 퍼지고 있다”며 “이제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혀 정착하고 있는데 한국인으로서 생활하기가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타슈켄트|송형국기자

경향신문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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