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미국, 캐나다, 러시아, 덴마크 등 북극 주변 8개 나라 과학자 250명이 참여한 ‘북극 기후영향평가’에서 발표한 보고서는 “북극 기후가 빠르게 더워지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변화들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에서 과학자들은 “북극 기온이 2100년까지 세계 평균 상승치의 두배인 4~7℃ 올라갈 것”이라며 “21세기가 끝날 무렵엔 북극 바다에서 여름에는 얼음이 거의 사라져 북극곰이 멸종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으면 좋은 점도 있다. 어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석유나 가스가 대량 묻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극해 탐사를 더 쉽게 벌일 수 있다. 북극을 통과하면 더 짧은 해상 통로를 확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로 토착 동식물과 사람들이 직면하게 될 생존 위협은 이런 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는 “이런 현상은 자동차나 공장, 발전소에서 화석 연료를 태워서 나오는 가스가 주범”이라며 “북극이 다른 지역보다 더 빨리 더워지는 것은 북극의 땅과 물 색깔이 어두워, 얼음과 눈이 반사시키는 양보다 더 많은 열을 가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극 온난화로 인한 폐해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빙하가 녹아 이번 세기 말쯤에는 해수면 높이가 평균 10㎝ 상승하고, 북극지역 400만 인구의 대부분이 고통받을 것이다. 러시아에서 캐나다에 이르기까지 영구동토층이 녹아 지반침하가 일어나 건물들이 무너지며, 석유관과 도로, 공항도 불안정해진다. 사냥꾼들은 얇아진 얼음 위에서 사냥감을 찾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 높아진 자외선 수치는 각종 암을 일으킬 수 있다.
클라우스 퇴퍼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북극 기후 변화는 조기경보”라며 “북극 온난화와 그 결과는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일은 모든 이들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교토의정서의 강력한 지지자인 크누트 하레이데 노르웨이 환경장관은 “이 보고서는 교토의정서만으로는 충분한 대책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앞으로 수십년 동안 우리는 훨씬 더 많은 배기가스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주 아이슬란드에 모여 보고서 내용을 논의하고, 북극 주변 나라의 외무장관들도 24일 아이슬란드에서 회담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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