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 뗏목 탐사대, 블라디보스톡에서 곧 일본으로 출항
발해 뗏목 탐사대, 블라디보스톡에서 곧 일본으로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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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1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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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여년 전 뱃길이 2005년 설날을 지나 다시 열린다. 발해뗏목탐사대(경향신문 후원)는 7년 전 선배들의 좌절을 극복하고 다시 도전의 깃발을 올렸다. 일본을 오가던 2,500리 뱃길을 개척한 발해인의 도전과 모험의 정신을 오늘 다시 잇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처음 예정보다 한달 보름이 지난 13일 오후 1시50분 강원 고성군 거진항을 출발했다. 지난 밤까지 몸을 사납게 뒤척이던 바다도, 돛을 찢을 듯이 불던 바닷바람도 뗏목탐사대의 출항시각이 다가오자 일순 숨을 죽였다.

발해의 옛 땅, 옛 바다였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공해상으로 뗏목을 끌고갈 예인선 탐해호가 뱃고동을 길게 울렸다. 탐사대 방의천 대장(47)과 기록담당 이형재 대원(41), 장비·취사관리 황기수 대원(39), 항해·안전관리 연정남 대원(45)이 예인선 뱃머리에 서서 서로의 손을 잡고 뒤따라오는 뗏목을 대견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출항에 나선 대원들은 반드시 성공한 후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겠다는 의지가 넘쳤다. “해동성국 발해의 역사를 우리 가슴 속으로 옮겨오기 위해 떠납니다.”

발해뗏목탐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8년 고 장철수씨를 대장으로 하는 탐사대가 첫 장도에 올랐지만 바람을 잘못 타 일본 도고섬 앞 해안에 좌초, 탐험대원 모두가 사망하는 참사를 빚었다. 방대장이 이끄는 이번 탐사대의 목표는 ‘반드시 살아 돌아와’ 7년 전 장대장이 못다한 발해항로 탐사를 완성하는 일이다.

“장대장은 탐험에 성공했습니다. 단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이죠. 그걸 완성시켜야 하는 건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해상에 도착하는 데는 2일 정도 걸릴 예정. 예인선에서 뗏목을 분리하는 대로 대장정은 시작된다. 탐사대는 보름 동안 망망대해를 내려와 삼일절을 전후해 독도와 울릉도를 지난다. 다시 보름을 항해, 일본 니가타항에서 탐사를 끝낸다.

이번 뗏목탐사는 1차 탐사가 참사로 끝난 직후인 1998년 계획돼 2005년 새해 첫 아침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 4주 동안의 항해를 거쳐 일본 니가타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5억원가량이 드는 탐사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블라디보스토크 출발이 설날 아침(2월9일)으로, 다시 2월15일로 늦춰졌다.

보름의 공정을 거쳐 이달 초 완성된 뗏목은 폭 4m, 길이 11m. 한 아름이 넘는 소나무 8개를 이어 바닥을 만들고 그 위에 2층을 덧쌓았다. 뗏목 뒤쪽에 가로 세로 2m가량 되는 움막을 지어 4명의 대원들이 생활한다. 뗏목의 무게는 11t, 최대 13t을 실을 수 있다. 한달 동안 먹을 식량과 물, 위성통신 장비, 항해 위치를 알려주는 컴퓨터 등을 실었다. 돛과 방향키를 달아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을, 바람이 없는 날에는 해류의 힘을 이용해 항해하도록 되어 있다.

“선진국의 역사를 보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탐험에 나섰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탐험과 도전 정신입니다.”

이번 발해항로 탐사가 성공하면 내년에는 남북한의 청년들이 합동으로 제3차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발해뗏목탐사대 뗏목이 동해 바다로 나섰다. 뗏목은 동해바다, 그 푸른 우리의 가슴에 새하얀 흔적을 남기고 수평선을 향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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