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공습-서방연합군이 노리는 앞날은?
리비아 공습-서방연합군이 노리는 앞날은?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3.2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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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연합군의 리비아 공격은 궁극적으로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 20일일 보도에 따르면 연합군 공격은 겉으로는 인도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진정한 목적은 정권교체다.

그 가능성은 서방연합군의 의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전의 아프간, 이라크, 키프로스 모델 중 하나가 될 게 확실하다.

서방연합군이 원하는 것은 이라크 시나리오. 지상군 투입이 불가능하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것. 만약 지상군 투입이 된다면 후세인 체포및 처형처럼, 가다피 체포및 처형, 정권교체가 가능하다.

카다피군의 전력이 반군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지상군 투입 없는 카다피 축출은 일단 요원하다. 미국의 전략정보분석 전문업체인 스트래트포(STRATFOR) 관계자는 “시가전이 벌어지면 (다국적군이) 4500m 상공에서 공군력을 사용하긴 어렵다”면서 지상군 없는 군사 개입의 한계를 지적했다. 전면적 내전이 현실화된다면 카다피 축출은 고사하고 ‘민간인 보호’라는 명분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이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대규모 지상군 투입이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상군을 투입하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을 다시 얻어야 한다. 지난 17일 유엔 결의안 1973호는 민간인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명시했지만 어떠한 형태든 정권교체나 외국군 주둔에 대해서는 명백히 규정하지 않았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지상군 투입에 반대할 가능성도 높다.

아프간 시나리오. 리비아도 아프간처럼 부족간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서방연합군이 지상군을 투입해 가다피를 제거하더라도 부족간 이해를 제대로 조율하지 못할 경우 미국이 후견하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수도 카불을 뺀 대부분 지역에서 통치권을 장악하지 못해 ‘카불 시장’이란 비아냥을 받는 것처럼 서방이 후원하는 리비아 중앙정부도 ‘트리폴리 지방정부’로 전락할 수도 있다.

혹 가디피가 통치하는 서부와 반군이 통치하는 동부로 리비아가 분단될 가능성은 없을까? 지중해에 위치한 키프로스와 같은 경우다. 유엔이 승인한 남키프로스 정부와 승인을 받지 못한 북키프로스 정부가 수십년째 대치하고 있으며 유엔평화유지군이 군사분계선을 담당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카다피가 정말로 완강히 버틴다면 트리폴리의 카다피 체제와 동부의 자유 리비아로 분할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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