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 통보 받은 토종 발레리노 김민기
러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 통보 받은 토종 발레리노 김민기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6.22 0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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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교민들은 최근에 마린스키발레단 입단한 발레리노 김민기(19)를 응원해야 할 것 같다.

세계적인 발레단 마린스키발레단은 외국인 무용수를 입단시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김민기가 지난 주 현지에서 오디션을 거쳐 21일 입단이 확정된 것이다.

2010년 유일한 외국인이자 한국인 발레리나였던 유지연 씨가 은퇴한 뒤로 마린스키발레단에는 외국인 단원이 없다. 유 씨는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학교 출신이지만 김 군은 해외에서 유학한 적이 없는 ‘토종 발레리노’라는 점에서 응원이 꼭 필요하다.

마린스키 발레단의 눈에 띈 것은 역시 2009년 러시아 모스크바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금상 없는 은상을 수상한 것. 뒤이어 김 군은 2010년 불가리아 바르나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인 발레리노가 해외의 유수 발레단에 진출한 사례도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활동한 김용걸 씨 등이 손에 꼽힐 뿐이다.

김 군은 언론과 만나 "동양인인 나에게는 기회가 없었을 것으로 생각해 기대하지 않았는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어를 새로 배워야 하는 등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활동하기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발레리노 이원국 씨의 제자로 본격적으로 발레를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과정에 입학해 조기졸업을 앞두고 있다.

2009년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에서 최연소 주연을 맡는 등 프로 데뷔 전부터 활약해왔다. ‘애늙은이’로 불리는 진지한 성격에 발레에 적합한 체형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체형 변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연습할 정도로 연습벌레라는 평을 듣는다.

김 군을 지도해온 김선희 한예종 교수는 “전통과 역사를 지닌 마린스키발레단은 무용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라며 “한국에서 교육받은 한국인 발레리노가 세계로 진출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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