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부 고위인사가 이야기하는 남북한-러시아 시베리아협력
전 정부 고위인사가 이야기하는 남북한-러시아 시베리아협력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08.05 0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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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을 넘어 시베리아로’를 주제로 내건 ‘이르쿠츠크 남-북-러 협력 포럼’이 4일 러시아 이르쿠츠크국립대학교에서 열렸다. 한겨레신문사와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주최, 한겨레평화연구소와 배재대학교 한국-시베리아센터가 주관했다. 이 포럼에는 5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배재대 한국-시베리아센터의 한종만 소장은 “러시아는 시베리아가 일본의 자본이나 중국의 노동력에 의해 잠식당하길 바라지 않아 남북한과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로 협력 가능성은 높게 봤다. 그는 1995년부터 시베리아 지역을 연구해온 시베리아 전문가다.

시베리아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역시 에너지 개발 협력이다. 실제로 동북아 에너지 협력 관계는 지난 20년간 정치적 이해관계 탓에 중단됐다가 이어지는 현상을 보여왔다. 가장 가깝게는 2008년 한-러 정상회담 때 북한을 거쳐 러시아 천연가스(PNG)를 도입하고 한국 기업을 위한 물류단지를 극동지역에 개발하는 사업을 공포했지만, 남북관계가 나빠져 정체상태에 빠져 있다.

포럼에 참석한 서훈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2006~2008년 대북관계를 담당했다.

"2008년까지만 해도 한반도 종단 철도는 현실이었다. 2000년 남북이 철도 연결을 합의하면서 2002년 철도 연결을 위해 비무장지대의 지뢰가 제거됐고 상시적인 군 연락 채널을 만드는 등 군사적 긴장 완화 조처들이 취해졌다. 또 유엔군이 철도·도로 연결을 위해 비무장지대를 남북한 관리구역으로 위임하면서 남북 군사 직접협의도 가능해졌다.

2007~2008년에는 경의선 철도가 개성공단을 운행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역시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이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사업 추진을 합의했고, 같은해 7~8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철도협력협정을 체결했다. 2006년에는 남·북·러 3개국 철도기관이 모여 철도 연결사업 추진 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지금은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이 모든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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