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번역돼 나온 랴자노프스키 저 '러시아의 역사(상 하)
다시 번역돼 나온 랴자노프스키 저 '러시아의 역사(상 하)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1.11.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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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라쟈노프스키가 지은 러시아의 역사(상, 하)가 다시 번역돼 나왔다. (니콜라스 V. 랴자놉스키·마크 D. 스타인버그 지음/조호연 옮김/까치/각 2만3000원)

지난 5월 타계한 러시아 전문가 니콜라스 V 랴자노프스키(1923∼2011) 캘리포니아 주립대 명예교수가 평생을 걸쳐 집필한 책이다. 1963년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사가 첫 출간한 이래 지난해 말까지 무려 8판을 찍을 만큼 러시아 역사서로는 최고로 꼽힌다. 이전에도 한글 번역판이 나와 러시아 연구자들에게 도움을 준 바 있다.

미국 등 일부 대학에서 러시아 교양입문서로 채택된 이 책은 역사서라고 하지만, 지루하거나 딱딱하지만은 않다. 랴자노프스키 교수는 러시아 역사를 키예프 루시, 모스크바 러시아, 제정 러시아, 소비에트 러시아, 러시아 연방 등 시대별로 구분하면서 산만하지 않게 정리했다.

랴자노프스키 교수는 러시아 지식이 없으면 세계사에 대한 원초적 이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키예프 루시부터 현대 공산혁명에 이르기까지 유럽 역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영토를 비약적으로 확장한 표트르 대제와 예카테리나 여제 이후 러시아는 유럽사의 방향타를 쥘 만큼 결졍적인 역할을 했다. 러시아 혁명 이후 미·소 냉전 시대까지는 세계사의 흐름을 뒤바꾸는 영향력을 보여줬다.

러시아는 이반 대제 집권기인 15세기를 전후해 유럽이란 한계를 탈피하고 세계사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16세기 중반부터 뻗어나기 시작한 영토는 급기야 중·소 분쟁을 초래하면서 19세기 중반 베링해협까지 도달한다. 나폴레옹군을 꺾은 기세를 몰아 동유럽을 넘보기 시작한 19세기를 비롯, 20세기 초엽의 공산혁명, 고르바초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집권에 이르는 근·현대기의 서술은 이 책의 압권이다.

저자는 근현대기 동아시아에서 러시아 역할을 자세히 묘사하면서 향후 다시금 미국과 초강대국 지위를 다툴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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