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측과 가까스로 협상해 잡아온 명태가 일본 원전사고로 외면당해
러시아측과 가까스로 협상해 잡아온 명태가 일본 원전사고로 외면당해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13.09.11 0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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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선이 러시아에서 명태를 잡기 위해 매년 러시아측과 지리하게 쿼터 협상을 한다. 우리측은 얼마라도 더 얻기 위해, 러시아측은 이런저런 명분을 내걸며 쿼터를 주지 않으려 한다.

이런 어려운 협상을 통해 확보한 러시아산 명태가 최근 일본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로 외면당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이 일본산 수산물을 오염시킨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러시아산 동태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닥친 것이다. 러시아산 동태에는 "방사능이 아예 검출되지 않았다는"게 정설이지만, 정부와 언론이 막연하게
'수산물 방사능 오염 여부'를 밝힐 때 이를 거론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산 동태도 애꿎게 덤터기를 쓰는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막연한 불안감으로 명태 소비를 기피하면서 일본 원전 피해 이후 명태 소비가 예년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었다.

국내에서 팔리는 명태는 크게 생태(냉장명태)와 동태(냉동명태)로 나뉜다. 이중 생태만 일본산이고 생태를 제외한 동태는 우리 원양어선과 합작어선이 러시아수역에서 잡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과 관계가 없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명태는 한해 약 25만여t인데 이중 극히 일부인 5,000여톤t 일본산 생태이다.

수산물 업체인 A사의 경우 올 8월말까지 동태 판매량은 7,825톤으로 전년도 동기 1만3,618톤에 비해 절반 가까이 격감했다. 9월초에도 북서베링해 조업분 2,398톤이 입하되었으나 일본 원전 방사능 괴담으로 입찰이 유찰돼 창고에 쌓였다. 또 다른 회사 역시 7월말까지 월평균 1,230톤씩 나가던 동태 판매량이 14톤으로 격감했다.

전문가들은 동태(냉동명태)를 잡는 러시아 수역은 일본 원전 사고 현장과 2,500~4,00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해류 성질상 방사능 오염 우려가 없는 곳이라고 밝혔다.

한국원양산업협회는 13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역 광장에서
(사)한국소비생활연구원과 함께 동태(냉동명태) 등 원양 수산물의 안전성을 홍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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