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임시 정부 출범후 최악의 유혈 사태가 2일 발생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정정이 다시 불안해질 전망이다. 흑해 연안 최대의 무역항이라고 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서 중앙 정부 지지자들이 이날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모여 있는 노조 건물에 불을 질러 최소 4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실각 이후, 임시 정부 출범이후 최악의 유혈 사태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 주변에는 다음날부터 희생자들을 애도하려는 사람들이 꽃과 촛불을 들고 모여들었고, 도시 곳곳에는 노란색과 흰색, 빨간색 깃발들이 내걸렸다. 2000여명의 친러시아 시위대는 "오데사는 러시아 도시"라는 구호를 외치며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중앙정부 측으로서는 최악의 사태 진전이다.
러시아 정부가 직접 나서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을 강력히 비난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공보비서는 3일 "우크라이나 정부와 이들을 지지하는 서방 국가들이 오데사 유혈 사태 사망자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러시아는 더이상 분리주의 세력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며 "생명의 위협을 받는 그들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앞으로의 탈 우크라이나 시위에 책임이 없다는 명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도 발끈했다. 일단 "폭력 사태는 외부에서 유입된 세력이 촉발한 것"이라며 "사망자들 대부분도 외지인으로 확인됐다"며 불순세력에 의한 음모론을 부각시켰다.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나아가 "우리는 영토를 지키려는 현재의 움직임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진압의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