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대륙에 가진 가스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러시아
서쪽 대륙에 가진 가스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러시아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5.04 0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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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향하는 길이 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로 막힐 위기에 처한 러시아가 최근 EU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경제제재 자체가 아니라, 향후 영향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를 차별했다는 주장으로, 영향력 유지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1일 EU의 에너지 관련 법안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관련 법안은 소위 EU의 3차 에너지 종합정책으로 불리는 것인데, 에너지 공급자가 파이프라인같은 에너지 수송 수단을 함께 소유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 2009년 9월 유럽 천연가스 및 전력시장 개방에 맞물려 함께 시행된 법률이나, 러시아는 뒤늦게 해당 조치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에 차별적이라고 비난했다. 의도가 보이는 제소다.

가스프롬은 현재 유럽 가스 소비량의 30% 가까이를 공급하고 있지만, 동시에 파이프라인도 소유하고 있다. 특히 불가리아, 헝가리를 지나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등으로 통하는 초대형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우스스트림' 프로젝트의 경우, 가스프롬이 지분의 50%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가스프롬, 즉 러시아는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과 관련된 권한을 상당부분 상실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가 유럽 대륙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큰 영향력 의지렛대가 어쩌면 허무하게 사라질 지도 모른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가 여전히 유동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또 50%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제3의 업체가 운용하도록 만든 EU규정을 비롯해 EU가 비회원국 에너지 공급자에 각종 인증서를 요구하는 것은 차별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WTO규정에 의하면 양자는 앞으로 60일 내에 해당 문제에 대해 조정과정을 거쳐야 하며 협상이 성사되지 않으면 러시아는 WTO에 분쟁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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