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기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조치의 여파로 거래가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요 은행들이 지난 2일 금융당국에 제출한 감독기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씨티은행이 러시아와 거래한 금액은 94억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9% 줄었다. JP모간체이스의 거래 규모도 같은기간 13% 감소해 47억달러까지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의 러시아 시장 거래액은 동 시기에 22%나 줄여 52억 달러에 그쳤다. 이런 사실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이같은 거래 감소는 푸틴 대통령과 연관이 있는 러시아 정부 관계자 7명과 기업인 17명, 일부 금융권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서방 은행들이 지금 맺고 있는 러시아와의 거래 관계 자체를 중지할 의도는 없다고 풀이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대 러시아 사업과 관련, "우크라이나 사태가 올해 거래 감소에 미친 실질적인 타격은 적지만, (미국 유럽등이) 경제 제재를 지속할 할 경우 사업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ofA는 "지정학적 긴장과 서방의 경제제재, 러시아의 역 제재등 불안정 요소가 많다"고 평가했다. 미국 은행들은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대해 사업환경을 초래할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다만 이 흐름을 바꿀 수도 없고, 그렇다고 러시아 비즈니스를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미국 금융권으로서는 겉으로 드러내놓지 않고, 러시아 기존 거래처와 관계를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게 최선의 방안인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지난 2월에는 러시아 피트니스 클럽 월드클래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도 했다. 이같은 투자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미 정부 정책과는 다른 방향이어서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