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러시아를 적으로 돌려도 될까? 중국 이란으로 달려가는데..
진짜 러시아를 적으로 돌려도 될까? 중국 이란으로 달려가는데..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5.06 0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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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가 러시아를 파트너가 아니라 적으로 대한다면 러시아는 어떻게?  역시 미국과 서방을 버리고 서방과 각을 세우고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대표적인 곳이 중국, 쿠바, 이란이다.

미국과 유럽에 의해 경제제재를 당하고 있는 러시아는 새 동맹 체제 강화에 바쁘다. 러시아는 가장 먼저 중국으로 달려갔다. 천연가스 공급 등 에너지 협력은 물론이고, 공동 군사훈련까지 서슴치 않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이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국가주석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는 역사상 가장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 4월 28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그는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을 만나 1960년대 미국의 쿠바 봉쇄 조치를 강하게 비난하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러시아가 관여하는 것을 미국과 서방이 제재하는 것 자체가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와 쿠바는 1991년 옛 소련이 붕괴할 때까지 30여년의 냉전 기간 동안 굳건한 동맹 관계였다. 냉전 종식 후 잠시 소원해졌던 두 국가의 관계는 2009년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다시 가까워졌다.

러시아는 이란에도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이란과 러시아는 현재 총 80억~100억달러 규모의 에너지 협력 계약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 4월 초 이란이 러시아에 하루 50만배럴의 원유를 제공하는 대가로 그에 상응하는 장비를 제공받는 200억달러 규모의 원유·상품 스와프 협상을 추진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이미 낡을 대로 낡은 '소련 봉쇄정책'을 그대로 부활시키는 것이 가능한지, 그것이 미국에 유용할지는 의문이다. 러시아도 미국도 이제는 서로를 적대하면서 지구촌 평화를 유지하기는 힘든, 20년전과는 다른 환경이다. 미국은 20여년전 체제를 종식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하고 있고, 이를 위해 러시아 영토를 통과해 병력과 장비를 수송하고 있다. 또 재정적자에 따른 국방비 감축을 위해서는 러시아와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 그게 미국과 러시아가 처한 현실이다. 누구도 이를 거절할 수는 없다. 나토가 러시아를 적으로 대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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