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푸틴 대통령의 대 서방 유화제스처는?
갑작스런 푸틴 대통령의 대 서방 유화제스처는?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5.08 0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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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돌연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내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푸틴 대통령은 7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인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을 만난 뒤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배치된 우리(러시아) 군에 대한 우려를 계속 듣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주요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친 러시아 세력들이 이번 주말(11일)로 예정된 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하지 않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사실이라면 기존의 강경노선에서 유화 제스처로 180도 바꾼 것인데,  무슨 속셈을 갖고 있느냐가 관심이다. 특히 그는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선에 대해 "옳은 방향으로 가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선거는 헌법 개정 작업을 우선적으로 마친 뒤에 치러야 한다"고 식으로 헌법 개정을 통한 우크라이나 연방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에어포스 원(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그런 철수와 관련한 어떤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나토 역시 "우크라이나 국경의 군사력 배치에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한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말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축출된 직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군 4만 명을 배치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합병한 것처럼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서도 같은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 지역에 많이 살고 있는 러시아 주민들이 생존의 위기에 처하면 러시아가 개입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부지역 분리 독립 투표에서 친 러시아 주민측이 승리하면 동부지역은 사실상 러시아의 영향권하에 들어오는데도 푸틴 대통령이 이의 연기 요청한 배경이 아직 모호하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최근 동부 주요 도시의 시청사를 점거한 친러 무장 단체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고, 도네츠크의 마리우폴 시청을 탈환했다. 미 워싱턴 포스트는 "푸틴의 투표 연기 제안은 마리우폴이 우크라이나 수중에 떨어진 직후에 나왔다"며 친러 시위대가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푸틴이 유화적인 제스처를 쓴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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