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푸틴 대통령의 '구소련 통합의 꿈'?
무너지는 푸틴 대통령의 '구소련 통합의 꿈'?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7.01 0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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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몰도바 등 구소련의 3개국이 6월 27일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협정을 체결했을 때 주요 언론은 유럽연합(EU) 확장에만 관심을 쏟았다. 주변 국가들이 떨어져 나가는 러시아측 입장은 '단순 반발' 정도로만 치부했다. EU와 러시아간의 또다른 경쟁에서 유럽이 이겼다는 정도? 뒤집어보면 러시아는 '강대국 유라시아 연합'이라는 큰 꿈을 포기해야 할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이 3기 연임을 시작하면서 내세운 야심찬 구상인데, 이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EU는 구소련의 3개국을 ‘유럽권 경제블록’ 안으로 끌어들이게 된 반면 소련권을 단일 경제통합체로 묶어 서방에 대항하려던 푸틴 대통령의 구상은 크게 흔들리게 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구 소련 지역의 경제통합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창설해 EU에 맞서려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강력한 정치공동체인 유라시아연합(EAU)을 결성해 옛 소련의 영광을 되찾고 서방과 경쟁한다는 것이 푸틴 대통령의 구상이었다.

문제는 러시아와 경쟁하는 우크라이나 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떠나 EU의 경제권역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를 막으려고 러시아는 사실상 우크라이나 사태를 유발했고, 결과적이지만, 러시아와 유럽의 경제블록 확장 충돌은 유럽의 승리로 끝났다. 

3개국의 선택이 상징적인 것보다 실제적으로도 러시아 경제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러시아는 구소련의 연방국가별 분업체제에 따라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로부터 상당한 제품을 들여와 필요 분야에 충당했다. 당장 그 제품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일정 분야에 펑크(공백)가 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러시아 정부의 노력은 벌써부터 시작되었다고 봐야 한다.

또 러시아는 이들 나라가 값싼 유럽산 상품을 러시아에 재수출해 시장을 혼란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U 관리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등에 부여하고 있는 무관세 혜택을 철회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엔 친 러시아 민병대가 움직이고 있고, 그루지야 정계 일각에도 러시아와의 관계 단절이 가져올 무서움을 아는 세력이 남아 있다. 유럽과 국경을 접한 발트3국 처럼, 유럽연합의 일원이 되기에는 지정학적 어려움이 이들 국가에는 남아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가 안보'라는 큰 지렛대로 러시아는 이들 국가를 움직이려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거진 석유 천연가스라는 지렛대도 있다. 러시아는 지정학적 위치와 에너지 지렛대를 활용해 여전히 구소련 통합의 꿈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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