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우스 스트림'으로 유럽 견제 대열을 허문다
러 '사우스 스트림'으로 유럽 견제 대열을 허문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7.0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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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언론은 소위 '사우스 스트림' 파이프 라인 건설에 관심이 많다.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흑해 해저를 지나 남부 유럽 지역으로 가는 파이프 라인 루트가 '사우스 스트림'이다. 러시아 발트해 쪽을 지나 북부 유럽으로 가는 루트는 '노스 스트림'이다. 노스 스트림은 이미 가동 중이고, '사우스 스트림'은 유럽내 다양한 이해대립으로 아직 구상에 머무르고 있다. 이 루트가 개발되면 러시아 천연가스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중부 유럽으로 가는 우크라이나 루트와 함께 3대 루트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코너에 몰린 푸틴 대통령은 '사우스 스트림' 카드로 돌파를 시도중이다. 오스트리아에 이어 헝가리까지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양국으로부터 사우스 스트림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다. 푸틴은 지난달 24일 하인츠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과 '사우스 스트림' 파이프라인 건설 착수에 합의했다. 정확히 말하면 사우스 스트림은 러시아에서 흑해 해저를 지나, 불가리아·세르비아·헝가리·오스트리아·이탈리아로 이어지는 2,400㎞ 길이의 파이프라인이다. 러시아가 변심(?)한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유럽 동남부에 직접 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라인이다.                   


물론 '사우스 스트림' 구상이 처음 나왔던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가스 가격을 두고 대립하던 2006년이었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이 사업 지분의 50%를 가지고 있으며,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Eni)와 프랑스 EDF, 독일 바스프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내부의 이해 관계가 얽히면서 지체되다가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면서 이 파이프라인이 유럽을 분열시키는 '트로이의 목마'가 되고 있다. 유럽을 남북으로 갈라 놓은 것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사우스 스트림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EU법을 위반했다"며 사업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EU는 경제제재 대상인 러시아 기업 '스트로이트란스가스'가 공사에 참여한 것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유럽 남부의 이탈리아 불가리아 등은 EU의 제동에 발끈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유럽 동남부까지 직행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과 가스값 인하, 사용료 인하 효과 같은 혜택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EU 집행위는 가스관 사업에 더 이상 관여 말라"고 말했다. 사우스 스트림이 완공될 경우 이탈리아·오스트리아·불가리아는 저렴한 가격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 가능하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 제재에 앞장섰던 독일과 프랑스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다.  사우스 스트림 사업에 자국 기업이 주요 참여자이기 때문이다. 사우스 스트림이 완공되면 유럽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는 한층 심해질 게 분명하다. 러시아가 사우스 스트림을 유럽을 움직이는 지렛대로 활용하고 러시아 언론이 사우스 스트림 기사를 많이 쏟아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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