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타타르족을 러시아가 탄압하는 까닭?
크림반도 타타르족을 러시아가 탄압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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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hman4u@hanmail.net
  • 승인 2014.07.0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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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지난 3월 합병한 크림반도의 타타르족에 대한 탄압을 거두지 않고 있다. 크림반도에는 러시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크림반도내에는 스탈린 독재시절 강제 이주된 타타르인들도 적지 않다. 전체 인구의 12%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크림자치공화국은 지난 3월 주민투표를 통해 97%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러시아로의 합병을 결정할 때 타타르족 30만명은 주민투표 참여를 거부했다. 당시 타타르족은 크림을 합병한 러시아에 협력을 약속하는 대신 자치권 확대를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일축하고 탄압에 나섰다.

러시아 당국은 합병 당시 다른 도시로 이주를 원하는 우크라이나 인들에게 길을 터주었고, 이때 타타르인 7천여명도 크림반도를 떠났다. 유엔 측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크림반도 내 타타르족이 받고 있는 탄압과 협박이 심각한 수준이며, 이들이 믿는 이슬람교에 대한 종교 박해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크림 타타르족은 70년 전, 스탈린이 타타르족이 나치 독일을 도왔다는 이유로 크림반도서 추방되면서 러시아에 대한 적대감을 키워왔다. 제2차 대전중 타타르인의 상당수가 소련군에 가담해 독일 나치군과 싸웠으나 공적을 인정하기는 커녕 배신자로 몰았기 때문이다. 크림타타르 족 20만명 중 절반 가량이 1944년 5월 느닷없이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로 강제 이주 당했다. 1991년 우크라이나의 독립 이후, 중앙아시아 등지서 귀향길이 열려 일부는 되돌아 왔지만, 다시 러시아로 합병되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러시아 당국은 타타르족 정치단체인 '메쥴리스'의 의장 레파트 추바로프에게 오는 2019년까지 크림반도로 들어가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추바로프 의장은 6일 러시아로부터 이같은 문서를 받았다고 인정하면서 "러시아 전체가 내게 전쟁을 선포한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메쥴리스측은 추바로프 의장이 입국 못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조만간 새 의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러시아의 타타르족 정치인 입국금지는 이번이 두 번째이다. 러시아는 지난 4월 이슬람계 타타르족의 정신적 지도자로 불리는 무스타파 제밀레프 의원의 입국을 금지한 바 있다.

크림 타타르족은 지난 5월, 강제 이주 7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당연히 그 행사는 크림 당국에 의해 금지 당했음에도 2만여명이 참여했으며 평화적인 집회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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