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푸드 파이터'로 인근 수출국가들 죽을 맛!
러, '푸드 파이터'로 인근 수출국가들 죽을 맛!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8.04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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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우크라이나산 우유및 유제품 수입을 금지한데 이어 서방산 농축산 식품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미국 언론은 이를 러시아의 ‘푸드 파이트’라고 부른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금지, 몰도바 농수산물 수입 제한, 유럽산 과일 수입 금지, 미국산 닭고기 수입 금지, 미국 프랜차이즈 맥도널드에 대해 치즈 위생 검사 등 일련의 조치가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러시아는 정치외교적으로 코너에 몰릴 때마다 식품 무역 규제로 보복을 단행해 왔다. 지난해 하반기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무역 협정 논의를 심화시키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산 초콜릿의 수입을 금지했다.

앞서 2000년대 중반 그루지아가 EU편으로 가까워지자 의도적으로 위생문제를 제기하며 와인 수입을 금지했다. 그루지야 와인 수입 은 금지 조치 7년만인 지난해에야 재개됐다.또 반 러시아 성향의 몰도바가 지난 여름 EU 가입을 전제로 한 협력 협정을 체결하자, 과일과 야채의 반입을 거부했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식품 규제는 최근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또 유럽산 야채, 과일 ‘블랙리스트’ 명단에 폴란드도 올리겠다고 위협했다. 맥도날드, 버거킹, KFC등 미국 프랜차이즈들은 치즈 위생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이와 관련, 햄버거 프랜차이즈 웬디스는 러시아 지점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이처럼 식료품 무역 보복을 선택한, 아니 과거에 이어 또다시 반복하는 이유는 “총, 석유 시추, 은행 같은 분야에서 규제로 맞대응하면 러시아가 치러야할 댓가가 비싸기 때문”이란 게 서방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러시아인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련의 서방 식품 수입 금지 관련 뉴스가 언론은 뒤덮고 있다"며 “이런 조치가 국내 이슈라면 이처럼 크게 보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언론은 우크라이나 유제품이 오염됐으며, 유럽산 과일과 야채에서 해충이 나왔고, 미국 패스트푸드점에서 박테리아가 심각하다는 등 비슷한 보도를 잇따라 내고 있다. 이와관련, 러시아는 식품 수요의 4분의 1을 EU로부터 공급받고 있지만, 이는 터키, 이스라엘, 중국, 이란, 아르헨티나 같은 다른 국가 수입으로 대체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민들이 모든 생필품이 부족했던 과거 소련 시절을 떠올릴까봐 미리 공급은 충분하다는 점은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닭고기 등 미국 가금류 수출업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닭고기 시장에서 미국산 비중은 한 때 40%까지 높았던 적이 있지만, 현재는 대략 7%선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의 수입 금지로 과일과 채소를 생산하는 폴란드는 재고가 쌓여 고민이 커져간다. 국민들이 사과 재배 농가를 돕기 위해 ‘하루에 사과 한 알씩 먹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한다. 러시아는 지난 1일 러시아 제재에 목청을 높인 폴란드에 대해 과일 및 채소 수입 금지를 단행했다. 러시아가 위생을 문제 삼았지만, 폴란드는 EU 추가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여기고 있다.

폴란드는 한 네티즌이 제안한 '하루에 사과 한 알씩 먹기 운동'에 농업장관을 비롯한 정치인들도 동참을 선언하면서 범국민적 캠페인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폴란드는 사과 생산량의 75%를 러시아에 수출해 금수 조치로 사과 재배 농가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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