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반군측에 일방적 구호물자 전달 "절반의 성공"
러, 반군측에 일방적 구호물자 전달 "절반의 성공"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8.25 0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분을 쌓은 러시아의 강공책이 일단 통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동의 없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들어가 구호물자를 내려놓고 23일 돌아왔다. 그 행위는 일단 우크라이나와 서방 측으로부터 '침략' 의심을 받았지만,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크라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도적인 구호물자 전달이라는 행위를 일단 성공시킨 만큼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과정에서 군수물자 전달이라는 '제2의 목표'도 달성이 가능해보인다.

이와관련, 러시아 외무부는 구호트럭이 러시아로 복귀한 뒤 23일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필요하다"며 "국제적십자사와 협력해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구호 차량의 통관을 주관했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국제적십자사의 절차가 필요이상으로 길어졌기 때문이라며 강제 진입의 이유를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체 차량 중 34대 만이 정상적으로 통관됐으며, 나머지는 무작정 진입해 루간스크에 구호물자를 하적했다. 적십자사 측도 차량들은 모두 6차례에 걸쳐서 우크라이나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와 우크라이나는 영토주권을 침해한 행위라며 비난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군에 따르면 차량 중 일부는 구호물품을 전한 후 우크라이나내에서 만들어진 레이더시스템 '콜충가'나 탄창 등을 싣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0여 대의 러시아 트럭이 식료품과 식수, 발전기, 침낭 등 1천800t의 물자를 싣고 떠났으며 러시아는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동의 없이 트럭을 진입시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경지대인 도네츠크에 파견된 파울 피카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장은 외신과 인터뷰에서 "23일 220대의 트럭이 (러시아로) 돌아갔고, 7대는 전날 복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측으로부터 구호물자를 제공받은 동부 도네츠크의 분리주의 반군 지도부는 대규모 반격으로 정부군 2개 그룹 약 7천 명을 포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소규모 부대 단위로 벌이던 게릴라전 방식에서 대규모 부대 단위 전면전 방식으로 전술을 바꾸었다고 밝혔다. 전체 병력을 3개 보병 여단으로 재편성한 뒤 반격에 나선 결과, 이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반군측은 40~50여명의 정부군 포로들을 앞세워 독립기념일 행진 행사를 진행했다. 반군지도부는 도네츠크의 레닌 광장에서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부군으로부터 빼앗은 여러 대의 탱크와 대포들은 물론, 포로들까지 등장시켜 결사항전 의지를 과시했다.

반군측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것과 관련, 나토는  22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내에서 활동하면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공격에 나서고 있다는 증거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아나 룬게스쿠 나토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향한 러시아의 포격 지원이 러시아에서는 물론 우크라이나 내에서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리센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대변인도 정부군이 국경 밖 400㎞ 지점에서 이뤄지고 있는 러시아군의 그라드와 우라간 등 방사포 공격을 받고 있다며 나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일"이라며 "오히려 정부군이 서방의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무고한 시민들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맞대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