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평화해결 압박에 우크라의 선택은? 연방제 협상 시작?
사태 평화해결 압박에 우크라의 선택은? 연방제 협상 시작?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8.25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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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3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촉구했다. 키예프를 방문한 메르켈 총리는 포로셴코 대통령을 향해 오는 26일로 예정된 러-우크라 정상화담에서 최소한 한 걸음 이상의 진전을 이루길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일방적인 인도적 구호물자 지원으로 고조됐던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갈등이 일단락된 뒤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중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미 협상 계획은 마련돼 있다"며 "이제는 실천이 뒷받침 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5억 유로(약 6762억원) 규모의 신용보증 제공과 피난민 지원안도 제안했다. 우크라 측을 향해 당근과 채찍을 함께 제시하는 듯한 모양새다.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전후 복구를 위한) '메르켈 플랜의 시작'이라고 명명했다. 

포로센코 대통령은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원하며 가능한 한 빨리 대화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싶지만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정체성, 독립을 희생하면서까지 이를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외국(러시아) 용병만 영토 밖으로 몰아낸다면 우크라이나 사태는 곧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한,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는 역시 '연방제' 협상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연방제를 독일 사민당(SPD) 소속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가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그는 독일 일간지 디벨트(die Welt)를 통해 "독일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직접 충돌을 멈추는 일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연방제의 도입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포로셴코 대통령은 아직도 연방제 도입에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24일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을 기리는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우크라이나는 국민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외세의 공격과 싸우고 있다"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0억 달러(약 3조540억원)를 투입해 군무기를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에서 거행된 독립 23주년 기념 퍼레이드에는 1천500여 명의 군인과 약 50대의 각종 군사장비가 동원됐다. 동부지역 반군 진압 작전에 참여한 군인 120명도 참가했다. 우크라이나공화국 최고회의(의회)는 옛 소련의 해체가 진행되던 1991년 8월 24일 독립을 선포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1일 국민투표에서 독립을 확정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특히 옛 소련의 일원으로 매년 2월 23일 지켜오던 '조국 수호의 날'을 더이상 기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소련과의 관계를 청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의 사회주의 혁명(1917년 10월) 이듬해인 1918년 2월 23일 '노동자·농민 적위군' 창설일을 기념하는 '조국 수호의 날'을 지켜왔다. 이날 군사 퍼레이드는 옛 소련과 러시아에 대한 종속에서 탈피해 유럽화를 통한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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