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러간에 교전이 있었다는데, 그 실체는?
우크라-러간에 교전이 있었다는데, 그 실체는?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8.26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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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을 기리는 ‘독립 23주년 기념일’ 하루 뒤인 25일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가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탱크와 장갑차 수십대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입했다”며 “현재 국경수비대가 이들에 맞서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들어본 바 없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언론의 허위 보도가 많다”고 일축했다.

양측의 주장은 다르지만, 주요외신에 따르면 교전이 발생한 것은 분명하고,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군으로 주장한 무장세력의 실체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 가능성은 서너가지다. 러시아군이 실제로 댕크와 장갑차를 몰고 내려왔을 가능성, 러시아 남부지역에서 모집된 자원병들이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고 내려왔을 가능성, 우크라이나내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반격을 가했을 가능성 등등이다.

교전의 시점도 의미심장하다. 우크라이나는 전날이 '독립기념일'이어서 수도 키예프에서 군사퍼레이드를 갖는 등 대대적으로 행사를 벌였다. 이에 맞서 친러 반군이 포로를 앞세워 ‘조롱 퍼레이드’를 벌였다. 머리를 짧게 깎은 우크라 정부군 포로들은 더러운 군복을 입고 손을 뒤로 묶인 상태로 반군 거점 도시인 도네츠크 곳곳을 끌려다녔다. 우크라이나 독립을 무시하는 세력과 교전이 또 벌어진 것이다.

더구나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날인 26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분쟁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평화협상을 앞두고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반군측이 막바지 총공세를 벌이는 듯한 모양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산업도시 마우리폴에서 동쪽으로 45㎞가량 떨어진 아조프해 인근 노보아조프스크에서 교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반군 측에 합류한 러시아 탱크와 무장 장갑차량이 50대 가량이고,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가 이들과 대치 중이라는 것이다. 탱크 등 무장차량에는 반군의 깃발을 달고 있었다고 한다.

또다른 외신에 따르면 탱크 등은 우크리아나 정부군 통제하에 있는 마리우폴로 향하고 있었다고 한다. 마리우폴은 지난 3월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지역과 러시아를 잇는 주요 도로 선상에 위치하며, 우크라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을 벌이는 지역과는 떨어져 있다. 따라서 반군측이 다른 지역으로 전선을 확대하든가, 러시아측이 최소한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루트는 확보한 상태에서 협상을 마무리하든가, 하는 단기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크렘린 측은 26일 민스크에서 예정된 옛 소련 국가 관세동맹(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과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 간 고위급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포로셴코 대통령이 별도의 양자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의제는 우크라이나 동부 교전 사태 및 인도주의적 재난, 교전 당사자 간 휴전, 우크라이나-EU 협력협정 체결 이후의 러-우크라 관계, 에너지 분야 협력 등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 외무부로 제2차 구호물자 전달 계획과 관련한 공식 문서를 보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문서에 구호물자 품목과 수량 등을 표시한 목록도 함께 보냈다"면서 "우크라이나 측이 필요한 모든 형식 절차에 협조해 주길 바란다는 희망도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지난주 말 이루어진 1차 구호물자 전달 루트와 같은 노선을 따라 운송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 22~23일 이틀 동안 식량과 생수, 의약품 등 약 2천t의 구호물자를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루간스크로 운송해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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