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반대 시위에 시달리기 시작한 러, 그래도 "구호물자 제공은 계속"
우크라 전쟁 반대 시위에 시달리기 시작한 러, 그래도 "구호물자 제공은 계속"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09.22 0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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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내부 분열 위기에 빠져들 조짐이다. 어쩌면 최악의 '적전 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지도 모른다. 야당이 주도한 우크라이나 개입 반대 시위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21일 벌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스크바 시내 푸슈킨 광장에 오후 4시께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시위대는 환상도로를 따라 북동쪽의 사하로프 대로까지 약 2km를 행진하며 2시간여 동안 반대 시위를 벌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반대하는 첫 대규모 시위였다. 지금까지 대다수 러시아 국민은 푸틴 대통령의 크림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반군 지원 등에 지지 의사를 밝혀왔다. 

이날 시위는 소위 진보 성향의 정당들이 주도했다. 자유주의 성향 정당 '야블로코' 지도자 세르게이 미트로힌과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또다른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등 시민 약 5천 명이다. 반면 시위 주최 측은 참가자를 5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푸른색과 노란색으로 된 우크라이나 국기와 "전쟁은 안된다", '푸틴은 거짓말을 그만하라'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며 "우크라이나여, 우린 여러분과 함께 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또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을 철수하고, 분리주의 친러시아 반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또 일부 군인들에 대해 우크라 지역 전투에 참가하도록 강요한 사실에 대한 수사를 실시하고 언론이 편파 보도를 중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 

시위 현장 주변에는 일부 친정부 성향 시위대가 몰려와 '평화 행진은 나치 조력자들의 행진이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상대편을 향해 야유를 퍼붓는 등 러시아내 여론이 두쪽으로 나눠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국기나 러시아 정교회 국기를 들고 나와 반전 시위대를 향해 토마토와 계란, 신발 등을 던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시아 반군은 지난 5일 휴전 합의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소규모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내부 여론 분열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당국은 대외적으로 강온 양면 전략을 꾸준히 진행중이다. 러시아가 추진하는 3차 인도주의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들은 20일 우크라 동부도네츠크에 도착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들이 속속 현지에 도착해 구호물자를 내렸거나 내리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측은 1,2차 때와 마찬가지로 3차 구호물자도 트럭 200대 분량으로 알려졌다. 도네츠크주로 구호물자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1,2차 구호물자를 사정이 급한 루간스크 주로 보냈었다.

반면 러시아 전투기 6대가 미국 알래스카주 영공에 접근하는 무력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러시아 전투기들이 지난 17일 미국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지만 인근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즉각 F-22 전투기가 대응 출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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