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자주 맞대더니,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 재개 한시적 합의?
머리를 자주 맞대더니,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 재개 한시적 합의?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10.01 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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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서 유럽 국가들은 벌써 마음이 급하다. 겨울채비 때문이다. 그중에 가장 급한 것이 에너지. 러시아서 오는 천연가스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으로 유럽 지역엔 지금 그 어느때와 달리 천연가스 뉴스가 많아졌다. 그만큼 많은 협상과 발언이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따뜻한 계절에는 러시아의 대 우크라이나 가스 중단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주사이 추운 날씨가 오면서, 문제가 점점 더 예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옛 소련 지역 대부분 도시들 처럼 키예프에서 수도, 난방은 중앙에서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우크라이나 에너지 전문가 미하일로 곤차르는 “올 겨울에 아파트 난방온도가 예년의 화씨 72도에서 60도로 낮아질 것이며, 이는 더 많은 옷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유럽연합(EU)과 러시아는 천연가스의 우크라이나 공급 재개 여부를 놓고 연일 머리를 맣대고 있다. 일단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가스대금 체납액 중 일부를 지급하고 러시아가 3개월 이상 중단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30일 "우크라이나가 31억 달러의 체납액 상환 계획을 준비했다"며 "우리도 준비를 끝냈다"고 말했다.

다른 차원에서 러시아 에너지 무기화에 대한 유럽의 공동 대응 이야기도 무성하다. 포르투갈을 방문 중인 폴란드의 브로니슬라프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은 30일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EU이 에너지 동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정치적 무기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 깨닫고 있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에너지 문제에 접근해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베를린서 가진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EU은 러시아가 에너지에 관한 기본 원칙을 계속 무시한다면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관계를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차원에서 EU 대사들은 30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 제재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마야 코치얀치크 EU 대외담당 대변인은 이날 "EU 28개국 대사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내전 종식에 고무적인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제재를 철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EU-러시아 -우크라간 가스 공급 재개 합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우선 20억 달러를 10월 말까지 송금하고 나머지 11억 달러는 연말까지 지불하기로 했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1차분을 송금하는 대로 가스 공급에 착수하기로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6개월 간 이 같은 조건의 한시적 가스공급에 합의하고 이후 재협상을 벌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합의에 이른 것은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 중단 사태가 겨울까지 이어질 경우,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 지역에 가스 대란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관련국들이 모두 공감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 가스 없이 겨울을 날 수 없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측이 제안한 가격에 동의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는 내수의 60%이며,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거쳐 유럽에 전달되는 러시아산 가스는 유럽 수요의 1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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