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휴전협정을 무효화할 수 없는 러, 우크라, 친러 반군 3색 속셈
우크라 휴전협정을 무효화할 수 없는 러, 우크라, 친러 반군 3색 속셈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10.07 0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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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휴전협정이 체결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양측간 충돌이 끊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동부 지역 도네츠크 공항을 둘러싸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 간 교전이 계속되고, 도네츠크 동부의 데발체프 등에서도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볼로디미르 폴료비 대변인은 5일 도네츠크공항과 데발체프를 비롯한 몇몇 지역들에서 반군의 공격으로 하루 새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친러시아 반군의 한 지도자도 도네츠크 공항 인근 교전으로 반군 3명이 숨지고 3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휴전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교전은 친러 반군 측의 도발로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교전이 잦은 도네츠크 공항과 데발체프 지역은 친러 반군쪽 영역에 속하지만, 우크라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다. 그래서 반군측에서 이 거점을 탈환하려고 하는 것이다. 도네츠크 공항은 말할 것도 없이 도네츠크주의 관문이고, 휴전 얼마전에 정부측에 빼앗겼다. 또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사이에 있는 데발체프는 반군 쪽 영역으로 20Km나 들어와 있는데,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으니 반군측으로서는 빼앗아야 할 거점이다.

이런 전략적 거점을 제외하면 양측이 군대철수로 휴전협정에 따른 비무장지대 설정이 가능하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측은 지난 4일 마리우폴 항구에서 완충지대 설정 작업을 시작했다. 이 완충지대는 러시아  동부 국경선에서 아조프 해에 인접한 노보아조프스키까지 약 329km에 이른다. 이 안에는 도네츠크 공항과 현 교전 지역도 포함된다고 한다.

또 우크라이나 측에 따르면 휴전협정에 따라 지금까지 1천여명의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풀려났다. 

아이러니한 것은 우크라 정부군과 친러 반군이 상호 휴전 협정 파기 비난만 할 뿐 휴전협정 자체를 무효로 선언하지 않는다는 점. 당연히 이유가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 대통령은 최고라다(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10월 조기 총선을 실시키로 결정한 상황에서 총선을 앞두고 외견상 평온을 유지하길 바라고 있다. 

러시아로서도 앞장서 휴전협정을 무효화할 경우,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 등 실익을 얻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가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는 것도 아니다. 
친러 반군측으로서도 휴전이라는 명분아래, 정부군의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피할 수 있고, 전략 거점을 적절하게 공략해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나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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