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21일 현지 30대 시중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들 은행에 필요한 달러화 자금 부족분이 320억달러(약 33조7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서 개별 은행들이 자산과 부채간 만기 불일치(미스매칭)로 인해 일시적인 외화 유동성 부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이런 현상이 러시아 전체 금융시스템상의 문제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은 일단 시중 은행들의 달러 유동성 경색을 덜어주기 위해 오는 2016년 말까지 외환 환매조건부 론(foreign-exchange repurchase loan)을 통해 최대 500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정도면 부족분 320억 달러를 충당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이다. 다만 500억 달러를 지원하면 보기에 따라서는 러시아 외환보유고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현재 러시아의 외환보유고와 금 보유고는 총 4517억달러 수준이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의 기업과 은행들은 서방진영의 경제 제재로 인해 극심한 달러자금 부족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서방권에서의 달러 조달이 원천적으로 제한돼 있다. 이로 인해 현재 루블화를 미국 달러화로 교환하는데 들어가는 프리미엄(웃돈)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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