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간선거 이후 대 러시아 관계는 더욱 가파른 대치 국면으로
미 중간선거 이후 대 러시아 관계는 더욱 가파른 대치 국면으로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11.0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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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더욱 가파르게 대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남은 임기 2년간 미국 외교의 아젠다를 정할 사람들은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 출신들이다. 특히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군사위원장으로 유력한 존 매케인, 외교위원장이 될 밥 코커다.

반면 러시아는 조만간 시리아에 첨단 방공 미사일 시스템 S-300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이 6일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무알렘 장관은 레바논 신문 '알 아흐바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S-300 시스템과 다른 고품질의 무기들을 합리적 기간 안에 공급받게 될 것"이라며 "형식상의 절차 문제 등으로 미사일 인수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S-300은 러시아가 과거 소련 시절 개발해 줄곧 개량해온 전투기 및 크루즈 미사일 격추용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서방의 공습을 막아 낼 수 있는 효율적 무기로 평가된다.

시리아가 러시아 무기 구입에 나선 것은 미국의 대 이슬람국가(IS) 전략 때문이다. 미국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IS에 대한 더욱 강력한 대응이 예상된다. 공화당에서도 ‘멸종위기에 처한 매파’로 불렸던 매케인 의원은 IS에 대해 공습을 넘어서는 군사적 개입을 촉구해왔다. 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모호한 태도를 비판하며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강조해왔다. IS 문제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이 공화당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대응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 측은 또 대 러시아 제재 강화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지금까지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상원 전체회의 상정을 막아왔는데, 공화당이 장악하는 바람에 상정을 막을 수 없게 됐다.

당연히 러시아로서는 법안 통과 여부가 관심이 대상이다. 이럴 때 러시아가 시리아에게 S-300미사일을 넘겨준다면 양국 관계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러시아는 지난 2010년 시리아와 S-300 미사일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 등 서방의 반발로 인도를 미뤄왔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의 대 러시아 경제제재 등으로 출구가 필요한 러시아로서는 시리아와 IS 대처 카드 등으로 협상의 문을 열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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