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63 트리플' 저주는 러시아인들에게 "개의치 않는다"
숫자 '63 트리플' 저주는 러시아인들에게 "개의치 않는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4.12.04 0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3, 63, 63..63의 트리플. 러시아 위기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63의 트리플' 저주를 든다. 내년에 석유값 배럴당 63달러, 루블화 달러당 63루블, 푸틴 대통령 63세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중 가장 확실한 63은 푸틴 대통령의 나이 63세다. 1952년생인 푸틴은 내년 10월에 만 63세가 된다. 푸틴의 집권 기간도 15년을 향해 간다. 2000년 옐친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러시아의 대통령이 된 뒤 2기에 걸쳐 8년을 재임했고, 총리로 잠시 내려앉아 4년을 보낸 뒤 2012년 다시 크렘린의 주인이 됐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집권했기 때문에 아직 60대 초반이다.

국제유가의 달러당 63달러는 가능할까? 유가는 통상 미국 뉴욕시장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유(WTI), 영국 런던시장의 브렌트유, 중동 석유들의 가격 지표가 되는 두바이유 3가지를 기준으로 한다. 그 중 러시아가 원유를 수출할 때 비교대상으로 삼는 것은 주로 유럽에서 사고팔리는 북해산 브렌트유로, WTI나 두바이유에 비해 통상 가격대가 높다.

그런데 최근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브렌트유 값도 배럴당 60달러 대로 떨어졌다. 2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67.53달러에 거래돼 5년 새 최저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값이 내년에는 배럴당 63달러 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달러당 63루블은 유가와 연동된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루블화는 이미 50루블 선이 깨졌다. 6개월 전만 해도 달러 당 34루블이었는데 반년 만에 폭락한 것이다. 이 추세라면 내년에 루블화 가치가 달러 대비 63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63 트리플’ 저주는 푸틴 권위주의 정권 체제 러시아의 경제현실을 비꼰 것이지만, 정작 러시아인들은 현 상황이 위기라고는 여기지 않는 것 같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은 서방의 제재로 인한 어려움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31%는 ‘어려움이 있지만 별로 중요하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 센터가 한 달 전 러시아 전역 134개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벌인 조사에서는 86%가 ‘러시아에 산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외신은 러시아인들의 이 심리를 '강대국의 자존심'과 '역사적 학습효과' 덕택이라고 본다. 특히 러시아 인들은 2차 대전 때부터 외부세계의 혹독한 봉쇄를 버텨낸 경험이 있다. 그래서 서방의 이번 제재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러시아인들은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