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이 다시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OPEC의 석유감산 합의실패로 다시 빠르게 추락하는 러시아 루블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방어를 위해 지난 1일 보유 외환에서 7억 달러를 방출했다고 3일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난달 사실상의 '자유 변동 환율제'를 채택하고 나서 환시장 개입을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루블화 가치는 3일에도 한때 최저 기록인 달러당 54.90루블까지 하락했다가 중앙은행 발표에 이어 또다시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퍼지면서 전날 대비 1.2% 오른 53.20루블을 기록했다.
이와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러시아 중앙은행이 자유 변동 환율제 채택 이전에 이미 303억 달러를 환시장에 투입했다면서 러시아 보유 외환이 4천200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일 내년 정부 예산안에 서명했는데, 80억 달러의 적자를 예상했다. 이 적자는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해야 면한다. 그래서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떨어질 경우에 대비한 새로운 경제 전망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소재 벨레스 캐피털의 예브게니 실렌코프 팀장은 "중앙은행 개입에도 루블화의 '날개 없는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저유가와 경기 둔화가 계속되는 한 이 추세를 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의 러시아 경제 전문가는 "러시아의 보유 외환이 루블화 방어에 아직은 충분하나, 그 효과가 갈수록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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