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똑같으면서도 또 다른 러시아의 신년 풍경
매년 똑같으면서도 또 다른 러시아의 신년 풍경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5.01.02 0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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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만 되면 쓰게 되는 러시아의 새해맞이 풍경이다. 러시아 국민들에게 1월 1일은 최고의 명절이다. 그만큼 요란하다. 올해에도 모스크바 크렘린 광장에서는 새해 맞이 불꽃놀이 축제와 함께 푸틴 대통령의 신년사가 TV를 통해 전국에 중계됐다. 물론 신년사는 러시아내 시차 때문에 극동지역에 가장 먼저 나오지만.

러시아 연말풍경은 늘 비슷하다. 올해는 경제위기로 김이 많이 빠졌지만,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고 사람들은 선물을 산다. 그리고 긴 새해연휴를 즐길 준비를 한다. 돈있는 사람은 해외로, 그 다음은 국내에 있는 주요 휴양지로, 그것도 안되는 사람은 집에서 이웃 혹은 친지를 모아 먹고 마시면서 신년을 맞는다. 

그러다보니 술에 의한 사망사고도 많다. 새해 연휴에는 흥겹게 보내다보니 주량이 세고 약함을 떠나 과음을 하게 마련이다. 신년을 앞두고 러시아 언론매체들은 절대로 술을 마시고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충고한다. 자칫 강추위에 밖에서 술 취해 잠이라도 들면 생명이 위태롭다. 러시아 통계를 보면 겨울철 동사자의 상당수가 새해 벽두에 발생한다.

술에 따른 시비도 많다. 폭죽놀이 등이 너무나도 당연한 새해 첫날 새벽에 화재나 주먹다짐 등 사건사고가 많아진다. 그래서 러시아 정부는 평소보다 3배에 가까운 경찰 병력을 투입한다. 한 때는 술취한 취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주는 ‘산타 경찰’ 제도를 도입했을 정도다.

새해 전후로 TV에는 최신 영화들이 방영되지만, 거의 빠지지 않고 매년 브라운관에서 볼 수 있는 영화라면 ‘운명의 아이러니(Ирония судьбы, или С лёгким паром!)’ 이라는 영화다. 구 소련 시대의 영화이지만, 지금도 신년 연휴에 방영하는 단골영화다. 1975년에 발표된 이 영화는 술에 취한 한 청년의 실수와 이를 계기로 전개되는 좌충우돌 사랑찾기 코믹형이다. 극중 여주인공인 ‘나댜’가 영화에서 립싱크로 부른 노래는 러시아의 국민가수, 알라 뿌가쵸바가 직접 불렀다. 그래서 이 영화의 OST는 지금도 러시아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남자 주인공 ‘제냐’는 새해 풍습대로 친구들과 함께 사우나에서 술을 마시고, 술에 취한 낫에 모스크바가 아닌 상트페테르부르그 행 비행기로 잘못 탄다. 비행기에 내려서도 택시를 타고 집주소를 부르는데,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나 같은 지명, 같은 아파트가 있어 그집으로 들어간다. 구소련 시절 똑같이 지은 아파트는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나 집 열쇠마저도 똑같았다.

그 아파트에는 여주인공 ‘나댜’가 산다. 나다는 술에 취한 이 불청객 때문에 곤란에 빠지지만, 제목 '운명의 아이러니' 처럼 서로 티격태격 하는 사이에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된다는 게 줄거리다. 지금도 러시아 사람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웃으며 이영화를 본다. 그래서 신년 연휴 단골 영화가 됐다.

참고 영화보는 법.
운명의 아이러니 1 –
http://youtu.be/lVpmZnRIMKs
운명의 아이러니 2-  http://youtu.be/5TmGPeowN-0 
모스필름 유투브 홈페이지 
http://www.youtube.com/user/mosfilm?feature=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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