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안정대책으로 통화담당 제1부총재 경질 등 인적쇄신에, 검찰조사까지
루블화 안정대책으로 통화담당 제1부총재 경질 등 인적쇄신에, 검찰조사까지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5.01.17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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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러시아가 루블화 가치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예산의 10%를 삭감하고 국부 펀드를 시장 안정에 투입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앙은행 통화정책 담당 제1부총재를 전격 교체하는 인적 쇄신까지 단행했다. 또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과 검찰 등을 동원해 루블화 투기세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14일 "통화정책 담당 제1부총재를 크세이나 유다에바에서 드미트리 툴린으로 교체했다"고 발표하고 "현 (금융위기) 상황에서 물가와 금융 안정화 문제가 아주 중요해졌으며, 이 방향을 하나의 독립 분야로 만들어 제1부총리가 담당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의 이 같은 인적쇄신은 루블화 환율이 새해들어서도 여전히 불안한 조짐을 보이자 '심리적 대책' 차원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중반부터 루블화 추락에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권과 금융권으로 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저명한 경제학자로 주요 20개국(G20)에서 러시아의 경제자문을 맡았던 유다에바는 2013년 9월 제1부총재로 임명됐으며 역할을 바뀌었지만, 여전히 나비울리나 총재를 보좌하기로 했다. 새로 제1부총재를 맡은 드미트리 툴린(58)은 중앙은행 서열 2위로, 1978년 중앙은행에 들어와 2004~2006년 부총재를 지낸 바 있으며 이후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에서 일해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나비울리나 총재와 유다예바 전 제1부총재는 거시경제 문제를 주로 다루고,  툴린 제1부총재는 금융·통화 실무 정책을 책임지는 역할 구분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툴린은 금융·통화 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러시아 정부는 또 국방비를 제외한 예산의 10%를 삭감하고 세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5000억루블(약 8조4100억원) 규모의 국부 펀드를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루블화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 루블화는 벨라루스 루블화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가치가 가장 낮은 화폐”라고 전했다. 실제로 루블화는 공식 연휴가 끝난 12일부터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해 달러당 60대 후반 루블 선에 머무르고 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연방보안국(FSB)과 검찰, 중앙은행 등이 주도하는 정부위원회를 구성해 지난해 말 루블화 폭락 사태의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환율 조작을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하려 한 세력이 적발되면 처벌하겠다는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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