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의 자존심 '러시아의 도발에 외교적으로 강경대응한다'?
미국과 영국의 자존심 '러시아의 도발에 외교적으로 강경대응한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5.02.01 0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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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와 사사건건 대척점에 서 있는 나라는 역시 미국과 영국이다. 미국은 경쟁강대국으로, 영국은 유럽대륙의 자존심으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 견제에 나선다. 19세기부터 역사적으로 봐도 그랬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력 확장에 나선 지금, 미 영 두 국가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주변 국가들과 함께 대 러시아 제제에 앞장섰고, 나아가 개별적으로도 세력 확장 서지에 나선다. 
구소련 붕괴이후 러시아의 5월 승전기념식(제2차대전 승리)에 기꺼이 참석해온 미국이 '불참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올해는 제2차 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이다. 우리나라 해방 70주년과 같은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럼에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의 이 기념식에 참석할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5월은 가까운 듯 보이지만 조만간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직 미국 정부 인사들의 (러시아 승전 기념행사) 참석과 관련한 계획에 대해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존 테프트 주러 미국 대사도 지난 20일 "오바마 대통령의 방러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면서 '방문을 위한 기술적 준비가 추진되고 있는 것은 없는가'라는 질문에는 "내가 아는 한 이와 관련한 어떤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일단 현지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서방국가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모스크바 승전 기념행사 참석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매년 5월 9일 나치 독일을 무찌르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날을 기념하고 있다. 10년 단위의 '꺾어지는 해'처럼 주요 연도 기념식에는 여러 외국 정상들이 초청된다. 2005년 60주년 기념식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등 53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도 참석했다.

앞서 영국 외교부는 러시아 장거리 폭격기 2대가 잉글랜드 남부 영공을 근접 비행한 것과 관련, 29일 러시아 대사를 불러 해명을 요구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강경노선을 재확인했다. 영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러시아 항공기들이 영공에 들어오지 않고 영국의 이익 공역에 머물며 영국 공군 타이푼 전투기들의 에스코트(경고비행)를 받았지만 민항에 차질을 초래했다"면서 "러시아 대사를 불러 해명을 요구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국방부는 영국해협 상공을 비행한 러시아 폭격기는 투폴레프 TU-95라고 밝혔다. 나토에서는 이 폭격기를 '베어(bear)'라고 부른다. 

현지 언론은 러시아 폭격기들이 기존 항로보다 훨씬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민항기 항로를 황급히 변경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기들의 근접비행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벌어지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러시아 해군 군함 4척이 영국해협을 통과해 영국 국방부가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 군용기들이 잦은 근접비행은 러시아가 여전히 군사대국임을 확인시키려는 상징적 무력 과시로 보고 있다. 나토가 지난해 나토 영토 주변에서 근접 비행하는 러시아 군용기를 요격한 회수는 100건을 넘고 있다. 이는 2013년보다 3배나 늘어난 것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선 서방과 러시아간 긴장이 고조되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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