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앙은행 기준금리 15%로 전격 인하, 루블화 추락등 위기 요인 잠복
러 중앙은행 기준금리 15%로 전격 인하, 루블화 추락등 위기 요인 잠복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5.02.01 0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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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앙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종전 17%에서 15%로 2%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이날 "소비자 물가 상승의 약화와 경기 침체를 고려해 금리 인하 조치 결정을 내렸다"며 "지난 12월 금리를 대폭 올려 기대한 만큼의 인플레 및 환율 안정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시적 물가 급등 현상은 루블화 가치 급락에 따른 신속한 가격 조정이었으며, 앞으로는 인플레 압력이 경기 후퇴로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는 가라앉고, 소비 등 국내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한 것이다. 인플레 억제와 성장률 회복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금리인사를 선택한 셈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1월 물가상승률 잠정치는 13.1%로, 전달(11.4%)보다는 높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은 1월을 최고점으로 꺾이면서 10%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유가 하락과 서방의 경제 제재 충격이 맞물리면서 루블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자, 통화 가치를 지탱하기 위해 여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무엇보다 러시아 정부가 앞서 배드뱅크 설립등 위기대응 계획을 결정하면서 시중은행 자본금 확충에 1조2천500억 루블을 배당했지만, 고금리가 유지될 경우 그 자금이 기업이나 일반인 등의 수요자들에게로 흘러들지 않을 수 있어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은행가들과 의원들도 이달 중순 기준금리의 순차적 인하를 중앙은행에 요청한 바 있다.

대외적 요인으로는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국제 유가 상승을 들 수 있다.  공교롭게도 금리인하를 발표한 30일 미국 셰일오일 생산 감축으로 WTI(서부 텍사스산) 국제유가가 무려 8%이상 폭등했다. 러시아와 경제교류가 많은 유로존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결정한 것도 러시아엔 나쁘지 않은 재료다. 실제로 최근 유럽중앙은행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결정한 이후 러시아 금융시장도 다소 안정되는 분위기를 연출했었다. 

하지만 이번 금리인하 결정에 루블화는 달러당 70루블까지 밀렸다. 중앙은행은 향후 몇 개월 동안은 루블화 약세로 인한 압박으로 물가가 오르겠지만, 경제가 새로운 대외 환경에 적응하고 물가에 대한 환율 압박이 줄어들면 인플레와 인플레 기대심리가 약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브누아 앤 소시에떼제너럴 이머징마켓 전략 대표는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융안정 리스크를 관리하는 걸 사실상 포기한 듯하다”며 “최근 루블화 안정을 위해 노력해오다 갑작스럽게 후퇴하는 행보를 보인 것에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조만간 지난해 11월과 같은 루블화 가치 추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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