넴초프 피살은 '킬러의 소행'? 그렇다면 러시아 마피가가 청부살인?
넴초프 피살은 '킬러의 소행'? 그렇다면 러시아 마피가가 청부살인?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5.03.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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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넴초프 전 러시아 부총리 피살은 전문가들에 의해 '킬러의 소행'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외신에 따르면 크렘린 인근에서 발생한 대담한 범행에 대해 러시아 전직 보안요원인 게나디 구드코프는 2일 언론 인터뷰에서 "매우 잘 준비된 살인"이라며 "그 뒤에 영향력 있고 강력한 조직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조직이라면 가장 먼저 러시아 마피아를 떠올린다. 과거, 푸틴 대통령의 정적과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의 잇따른 죽음에도 이들이 관여돼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서방 정보기관에 따르면 '러시아 마피아' '붉은 마피아' 등으로 불리는 러시아 범죄조직은 약 5000개로 조직원만 30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청부 살인뿐 아니라 자금 세탁과 마약 밀매 등 각종 범죄에 관여하고 있다.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총기 소유가 불법이다. 사냥·자기 보호 등 특별한 사유에 한해서만 총기를 가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인구 10만명당 살인 피해자가 9.2명으로 총기가 합법인 미국(4.7명)의 2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 범죄조직은 1990년대 이후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부(富)를 축적하기 시작한 올리가르히와 결탁해 경쟁 기업의 핵심 인물을 살해하는 업무 등을 담당하며 성장했다.
시장경제가 도입되면서 혼란기에 접어든 90년대 초반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은행원 10명이 살해되는 등 1993년 한 해 동안 피살된 러시아 기업인이 100~150명에 이른렀다.

94년에는 옐친 당시 대통령이 러시아 공화국 의시당을 탱크를 앞세워 의회 보수파를 공격하면서 양측 무장세력이 '마피아 세력'을 키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시에는 친한 사람들 사이에선 '보드카 한 병 값이면 청부 살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다. 

특히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체첸의 분리독립주의 세력이 자금 조달을 위해 청부 살해에 나서기도 한다. 체첸은 그래서 '러시아의 시칠리아(이탈리아 마피아 본거지)'로 불리기도 한다. '체첸 마피아'라고 하면 우는 아이도 그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러시아 조직범죄는 2000년 KGB 출신인 푸틴의 집권으로 더욱 활발해졌다. 최대의 마피아는 바로 푸틴을 정점으로 하는 '실로비키'라고 일부 서방 언론은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푸틴은 조직범죄를 대대적으로 소탕한 뒤, 이들을 몰래 풀어주면서 결탁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때KGB의 후신 FSB 출신들이 푸틴 정권과 마피아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와관련, "서방 외교관들은 러시아를, 푸틴을 정점으로 정부 관료와 올리가르히, 범죄조직이 함께 움직이는 사실상의 '마피아 국가(Mafia State)'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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