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을 비롯한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에서 강수진, 강효정 등이 수석발레리나로 있었거나 활약 중이지만 수석발레리노는 김기민이 최초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볼쇼이 발레단과 함께 러시아를 대표한다. 1783년 설립돼 230여 년의 역사를 지녔으며 고전 발레에서는 세계 최정상급으로 꼽힌다. 이 발레단의 아시아 무용수는 1995년 입단, 2010년 솔리스트로 은퇴한 한국인 발레리나 유지연이 유일했다. 김기민은 2011년 아시아 남자 무용수 최초로 마린스키발레단에 들어갔다.
어릴 때부터 '발레 신동'으로 불린 김기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입학한 뒤 세계의 주요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2009년 모스크바 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금상 없는 은상, 2010년 미국 IBC(잭슨콩쿠르) 주니어 남자 부문 은상, 2012년 러시아 페름 아라베스크 국제발레콩쿠르 최우수상 등을 차지하며 이름을 빛냈고, 2009년 12월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 지그프리트 왕자 역을 맡아 국내 직업 발레단 역사상 최연소(17세) 주역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2010년 11월 마린스키발레단이 내한했을 때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발레를 가르치고 있는 블라디미르 바료자(마린스키 수석무용수 출신)가 발레단 예술감독에게 그를 추천했다. 이듬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특별 오디션을 치러 입단했으며 이후 다양한 작품의 주인공을 소화하며 승승장구했다.
수석무용수로 김기민이 처음 서는 무대는 오는 26일 마린스키발레단 간판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인 ‘세헤라자데’ 공연이다. 그가 맡은 황금노예는 유명 발레리노라면 한 번씩 거쳐야 하는 중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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