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서 대규모 시위, 제2의 우크라 사태 우려/트란스니트리아 크림반도화?
몰도바서 대규모 시위, 제2의 우크라 사태 우려/트란스니트리아 크림반도화?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5.09.0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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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낀 소국 몰도바에서 6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외신에 따르면 수도 키시너우 시내 몰도바 정부 청사와 검찰청 인근에서 이날 낮부터 주최측 주장 10만 이상의 시민들이 모여 대통령과 총리 사퇴, 조기총선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6시간 이상 계속됐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과격 시위대가 검찰청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대통령과 총리의 사퇴, 내년 3월 이전 조기 총선 실시, 직접 선거를 통한 대통령 선출, 몰도바의 유럽화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를 총리 측에 전달한 뒤 해산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여전히 정부청사 주변에 남아 천막을 치고 장기농성에 들어갔다. 

구소련에서 독립한 몰도바에선 지난 5월부터 시민단체와 야당이 이끄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돼 왔다. 시위대는 집권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자유민주당·자유당·민주당 등 3개 정당 지도자들이 국가 예산의 25%에 맞먹는 10억달러를 3개 은행에서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주요 정부 인사들을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편을 들었던 키릴 가부리치 전 총리가 학위 위조 논란에 휩싸여 지난 6월 자진 사임하고, 이후 스트렐레츠 현 총리가 들어섰지만 시위 사태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도우파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주도하는 현 연정이 유럽화 정책을 추구하고 있지만 다수의 국민은 부패한 정부를 믿지 않고 있다며 몰도바에서 시위대에 의해 정부가 전복되는 '제2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몰도바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트란스니스트리아(러시아명 프리드녜스트로비예) 가 '제2의 크림'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친러시아 성향의 트란스니스트리아 주민들이 중앙 정부의 친서방 정책에 불만을 품고 주민투표 등을 통해 러시아로의 편입을 결정하고 러시아가 이를 근거로 이 지역을 자국으로 병합하는 시나리오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옛 소련에 속했던 인구 350만 명의 빈국 몰도바는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등과 함께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유럽화 노선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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