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좋아하는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 유럽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진한 커피인 에스프레소, 카페라떼, 카푸치노 만 있을 뿐이다. 굳이 아메리카노가 먹고싶다면 스타벅스나 맥도날드와 같은 프랜차이즈를 찾아야만 한다.
그렇다면 러시아에는 왜 없을까? 궁극적으로 미국을 뜻하는 단어에 대한 '반미 감정'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는 국민의 80%가 반미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아메리카'에 과잉반응한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이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진영이 러시아를 거세게 비난하자, 러시아의 모든 커피숍에는 '아메리카노'라는 메뉴가 자동적으로 사라진 것이다.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에 대한 고객들의 반감이 컸기 때문이다.
아메리카노란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가장 유력한 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 진출한 미군이 배급받은 커피의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탔는데, 이를 보고 '아메리카의 커피'라는 뜻으로 불렀다고 한다. 또 미국에서 보스턴 차 사건이후 차의 가격이 폭등하자 차 대신 커피를 마셨는데 쓴 커피맛을 희석 시키기 위해 커피와 물을 1대2로 섞어서 아메리카로 탄생되었다는 설도 있다.
유럽에서 아메리카노와 같은 커피는 룽고다. 진한 커피의 대명사인 에스프레소는 유럽에서 '리스트레토', '룽고', '도피오'로 나뉘는데, 리스트레토가 가장 양이 적고 진한 커피이고 룽고는 리스트레토의 2배 분량이다. 추출 시간을 길게 가져가면서 물의 양이 리스트레토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묽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아메리카노와 같은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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