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원자력 산업이 우크라 사태, 이란 핵협정으로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러시아 원자력 산업이 우크라 사태, 이란 핵협정으로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4.27 0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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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원자력 산업이 국제정세의 변화로 예기치 않은 궁지로 몰리는 모양새다. 국제정세 변화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란의 핵협정 체결 등으로 요약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그동안 러시아 핵연료를 사용해왔던 우크라이나 원전들이 미국으로 연료 구입처를 바꾸는 결과를 가져왔다.

외신에 따르면 이고리 나살릭 우크라이나 에너지·석탄 산업성 장관은 25일 제프리 파이엇 키예프 주재 미국 대사와의 면담에서 미국 원자력 회사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사의 핵연료 수입을 우크라이나 전체 원전 수요의 30%까지 늘리겠다며 "핵연료 공급원 다변화를 위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구 소련 시절에 지어진 원전을 그대로 운영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러시아 원자력공사(로스아톰) 산하 핵연료 회사 '트벨'(TVEL)로부터 연료를 수입해 왔다. 우크라이나에선 현재 4개 원전에서 15개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는데, 모두 러시아제 가압수형 원자로(VVER)다. 

우크라이나는 2011~2012년 남부 니콜라예프주에 있는 남 우크라이나 원전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에서 수입한 미국 핵연료를 시험 하던 도중 연료통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우크라이나는 2014년 다시 웨스팅하우스 제품 재사용을 결정하고 계약 기간을 2020년까지 연장했다.

현재 남 우크라이나 원전 3개 원자로 가운데 제3호 원자로에서 러시아 핵연료와 함께 시험 사용 중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원전이 성격이 전혀 다른 미국과 러시아제 핵연료를 함께 사용할 경우, 통제 불능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와 달리, 핵협정이 체결된 이란에서는 원자로용 중수를 반 강제적으로라도 수입해야 할 처지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원자력청(AEOI)은 원자로용 중수의 일부를 매각하기 위해 러시아의 관리들과 논의 중이다. 중수란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가 물의 수소구조에 포함된 물인 D2O(산화듀테륨)를 말한다.

이란의 중수 매각은 지난해 7월 P5+1(영국,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독일)과 체결한 이란 핵 협정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이미 자국의 한 기업이 아락 원자로에서 생산된 중수 중 32t을 판매하는 협정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미국보다 많은 40t 가량의 중수를 구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러시아로서는 핵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나아가 농축 우라늄마저 공급받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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