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리우 올림픽 출전 여부에 따라 희비 엇갈리는 메달 후보들, 손연재도..
러시아의 리우 올림픽 출전 여부에 따라 희비 엇갈리는 메달 후보들, 손연재도..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7.21 0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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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강국' 러시아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참가 여부가 전 지구촌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러시아의 전 종목 올림픽 출전 금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치안 불안과 지카 바이러스로 시끄러운 리우올림픽은 자칫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 금지로 막판에 경기 일정과 조 편성까지 흔들리는 상황으로 몰렸다.

외신에 따르면 국제올림픽 위원회(IOC)는 19일 집행위원회를 갖고 "러시아 선수단 전원의 올림픽 출전 금지에 대한 법적 검토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로 1964년부터 1988년까지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고, 유고슬라비아도 1992년 내전으로 출전 금지가 선언된 적은 있지만 도핑을 이유로 한 국가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일은 전례가 없다. 

진짜 문제는 조별 리그 일정이 결정된 단체 종목이다. 이미 짜놓은 대진 순서와 일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원칙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러시아가 출전권을 딴 배구·핸드볼·수구 등 구기 종목은 이미 조 편성이 완료됐다. 예를 들어 12개국이 출전하는 여자 배구의 경우, 러시아는 한국과 함께 A조(6개 팀)에 속해 있는데, 러시아가 빠지면 경기가 예정대로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A조는 5개 팀, B조는 6개 팀이 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세계 스포츠를 주름잡는 강대국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메달 73개(금 23개)를 따면서 종합 3위, 2012 런던에선 메달 79개(금 22개)를 따내 종합 4위에 올랐다. 러시아가 불참한다면, 당장 20개가 넘는 종목의 메달 색깔이 바뀔 수 있다.

대표적 종목을 들라면 리듬체조다. 리듬체조 '최강자'로 꼽히는 야나 쿠드라프체바(19)와 2인자 마르가리타 마문(21)이 모두 러시아 선수다. 이미 엔트리가 18일로 마감된 상황에서 이들이 출전하지 못할 경우 추가 선발이 가능한지도 불투명하다. 한국 네티즌 사이에선 "톱 1, 2위가 못 나오면 메달권 진입을 노리는 손연재(22)가 금메달 후보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IOC가 실제로 러시아 선수 전체를 출전 금지할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IOC의 징계 결정은 주말인 24일께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도핑과 관련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 러시아 올림픽위원회의 분쟁에 대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판결이 21일로 예정돼 있다. IAAF는 지난해 11월 러시아의 국가적 도핑을 근거로 러시아 육상 선수 67명에 대한 국제 대회 출전 금지 명령을 내렸고, 러시아는 이에 반발해 CAS에 중재를 요구했다.

IOC는 이 판결 내용을 징계에 대한 법적 근거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AP통신은 "만일 CAS가 IAAF의 손을 들어주면서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기로 할 경우 IOC는 다른 종목에서도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불허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이 통신은 "이 경우 러시아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최종 결정은 올림픽 개막이 임박해서나 나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가 되는 것은 선의의 피해자다. IOC에서도 "러시아 전체의 올림픽 출전을 불허하는 것과 선수 개인의 권익이 충돌하지 않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하계올림픽 종목 국제경기단체연합(ASOIF)이 WADA에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선수 개인에 대한 도핑 결과 등이 나온 증거가 있어야 WADA 규약과 올림픽 헌장을 준수한 가운데 개별 선수에 대한 징계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특정 국가가 도핑을 이유로 올림픽에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사례는 없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불참했지만, 당시에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 국가들이 보이콧했던 것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IOC가 각 종목 국제경기단체에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여부를 정하도록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육상에 이어 국제역도연맹(IWF)도 지난 6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벨라루스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러시아는 20일 리우에 출전할 30개 종목, 선수 387명을 발표하면서 올림픽 참가 의지를 분명히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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