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음악 유학을 갈 분이라면, 노태철 지휘자의 이야기를 한번쯤 듣고..
러시아로 음악 유학을 갈 분이라면, 노태철 지휘자의 이야기를 한번쯤 듣고..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08.02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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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철(55)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지휘자. 최근들어 우리에게 익숙해진 이름 중의 하나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클래식 음악 지휘자로는 정명훈 정도일텐데, 노 지휘자도 유럽에서 10년, 미국에서 3년, 그리고 지금은 러시아에서 13년째 활동 중이다. 그가 지금까지 지휘했던 세계 곳곳의 오케스트라만 130여 개에 달한다. 바이칼 호수 근처에 있는 러시아 울란우데 오페라발레극장 상임 지휘자이기도 하다.

그가 최근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한국 순회공연을 펼쳤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한국보다 경제적 조건이 열악한데 음악 할 수 있는 조건은 최고"라며 "극장 안에 지휘자 사택이 있어 오전 11시에 오케스트라 연습을 하고, 그 이후엔 가수나 발레팀과 연습을 한 뒤 저녁 공연을 하더라도 극장 안에서 생활이 다 된다"고 러시아 생활을 전했다. 

노 지휘자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합창이나 타악기 등 음악의 기초적인 교육을 많이 시킨다. 합창 수업을 하면서 계속 옆 사람의 소리를 듣는 훈련을 시킨다. 또 악기를 시작하여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함께하는 앙상블교육을 많이 시킨다. 그는 "러시아 음악학교가 거의 다 무료"이라면서 "최근에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일부에서 돈을 받기도 하지만 한국에 비하면 거의 무료수준"이라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에서는 솔로보다는 오케스트라나 합주교육을 많이 하는데,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거의가 솔리스트 위주의 개인기량 향상에 초점을 맞춘다. 돈으로 배워 혼자는 잘 하는데, 같이 붙여놓으면 화음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다.

러시아의 클래식 음악 수준에 관해 노 지휘자는 "모스크바에는 정기연주를 하는 등록된 오케스트라만 40개 이상인데, 그중에 월급을 받는 오케스트라만 20개 이상이며 10개 이상이 세계적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 어느 도시를 가도 오페라 극장과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있다. 또 지금 세계 어느 나라를 가나 중요한 음악교수는 러시아 출신이다. 그 뿌리와 역사 깊이가 우리와는 다르다. 

이에 반해 한국에는 국립과 민간 오페라단이 등록된 게 100개 이상 되는데, 시스템을 갖춘 국립이나 시립 오페라단이 하나도 없다. 시스템을 갖추었다는 것은 우선 상주하는 성악가 즉 오페라 가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노 지휘자는 "오페라 가수는 보통 40~100명"이라며 "오페라에는 전속 오케스트라가 있어야 하고, 전문 무대 제작팀, 전문 의상 제작팀도 있다. 보통 300~700명의 규모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공고를 나왔다. 전공에 맞춰 대학에 가려다가 떨어져 어쩔 수 없이 동아대 음대를 갔다고 한다. 그 사이에 기타, 피아노 학원 운영해 돈을 벌면서 대학을 다녔다. 밤에 직장인들이 많이 왔다. 편안히 먹고 살 정도는 벌었다고 한다. 음악 교사 할 때 월급이 68만원인데, 저녁에 아르바이트로 300만원 넘게 벌었다. 그 당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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